[커버스토리-귀농귀촌 2.0시대] 전문가들이 말하는 귀농귀촌 성공 노하우

[커버스토리-귀농귀촌 2.0시대] 전문가들이 말하는 귀농귀촌 성공 노하우

입력 2013-08-24 00:00
수정 2013-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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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초기 투자는 금물, 가족들의 ‘도시병’ 대비를, 농촌 노인 무시 경계해야

최근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귀농귀촌을 꿈꾸는 퇴직자들이 늘고 있다. 50대 이후에 찾아오는 ‘인생의 제3기’를 쇠퇴기로 두지 않고 자연의 품에서 정신과 육체 모두 건강하게 살려는 바람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욕구와 농촌 생활의 현실을 슬기롭게 조화시키지 않으면 실패할 공산이 크다고 말한다. 특히 ‘과도한 초기 투자, 도시 생활 향수, 농촌 노인 무시’는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귀농귀촌 붐이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현상은 아니다. 미국은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약 500만명이 시골로 향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도 농촌 인구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당시 일자리를 잃어 농촌행을 택한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인 향촌(鄕村) 인구 증가가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향촌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는 인구를 넘어선 것은 2009년부터다.

미국의 사회학자 윌리엄 새들러는 40~50대 200명을 조사한 후 인생의 제3기에는 쇠퇴, 질병, 우울, 의존, 노망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노력으로 이를 갱생, 갱신, 쇄신, 원기회복, 회춘 등으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이 원하는 삶이다. 하지만 욕구와 의지만 있다고 해서 귀농귀촌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경수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도시 생활에 익숙한 귀농인들이 철저한 준비 없이 농촌으로 이주하면 농사를 지어 돈을 벌기 힘들다”면서 “비즈니스 실패가 다시 도시로 나오는 역(逆)귀농의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금을 정리해서 2억~3억원을 마련해 농촌에 내려가도 집이나 논밭 등을 사면 돈이 얼마 남지 않아 초기 자본으로 버티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농업은 단기간에 기술만 조금 배운다고 풍년이 드는 것이 아니며, 일정한 비용을 투입해 그만큼의 수입이 나온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이 겪는 ‘도시병’(도시생활에 대한 향수)도 대비해야 한다. 가족과 충분한 상의 없이 농촌행을 강행할 경우 아내와 자녀는 갑작스러운 농촌생활에 답답함과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중년 여성의 경우 70~80대 노인과 사귀는 것이 쉽지 않고, 문화생활도 즐길 수 없다. 아이들은 또래 친구가 없어 고생하기 쉽다.

농촌 정서를 무시하고 노인들과 멀리한 채 혼자 살려는 경향도 경계해야 한다. 충남 서천군 귀농인협의회의 정경환 사무국장은 “공동체 의식이 강한 농촌에서 70~80대 어르신들에게 젊은 사람이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내는 모습을 보면 거부감을 갖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귀농귀촌 정책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촌진흥청의 설문 조사 결과 22개 지원 정책 중 귀농귀촌인들이 알고 있는 것은 평균 9.72개였다. 설문 대상 542명 중 지원 대책을 받아 본 경험이 전혀 없는 경우가 44.8%(235명)나 됐다.

이정화 전남대 생활환경복지학과 교수는 “베이비부머들의 농촌행이 계속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이들을 지역 주민과 연결시킬 수 있는 마을 이장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면서 “지자체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하는 낙도·오지 문화예술 순회공연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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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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