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일자리의 질’이 열쇠다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일자리의 질’이 열쇠다

입력 2009-07-23 00:00
수정 2009-07-23 00: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환란후 빈곤층 → 중산층 진입 92%가 정규직

1980년대 초 전체 가구의 65% 수준이던 우리나라의 중산층(중위소득의 50~150% 기준) 비중은 90년대 초 75%로 급격히 확대됐다. 주된 이유는 빈곤층의 빠른 감소였다. 절대적인 생활수준이야 지금과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적어도 그때는 우리 사회에 빈곤층에서 중산층으로 옮겨갈 수 있는 ‘사회적 이동(소셜 모빌리티)’의 여지가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 이는 사회 발전과 변혁의 에너지로 연결돼 민주화를 이뤄내는 동인 중 하나가 됐다.

이미지 확대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세계화와 기술진보 등으로 심화된 양극화는 중산층의 기반을 흔들어 놓은 것은 물론이고 빈곤층이 위로 도약(점프)할 수 있는 역동성을 크게 약화시켰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일자리의 질’을 지적한다. 강신욱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빈곤층에서 중산층으로 올라가기가 과거보다 훨씬 힘들어진 것은 비정규직의 급증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의 악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산층을 두껍게 하는 데 일자리가 얼마만큼 중요한지는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조사에서 잘 나타난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현재 자신의 상태가 어떠한지 물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5.6%가 중산층에서 이탈했다고 답한 반면 새롭게 중산층에 진입했다는 사람은 5.6%에 불과했다.

여기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중산층에 진입한 사람들은 91.9%가 정규직을 갖고 있고 8.1%만 비정규직인 데 비해 중산층에서 탈락한 사람들은 정규직은 74.4%에 불과하고 비정규직이 25.6%에 달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연구결과(2005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전 일자리보다 더 높은 임금 수준의 일자리로 옮겨가는 비율이 16.2%에 불과하다. 100명 중 16명 정도만 임금을 더 많이 받는 곳으로 전직 또는 전업하고 84명은 비슷하거나 이전만 못한 자리로 이동한다는 얘기다. 반면 덴마크는 36.2%, 프랑스 34.5%, 네덜란드 29.4%, 독일은 25.4%가 더 많이 받는 일자리로 옮긴다.

미래기획위원회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확대된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경험하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기보다는 한번 빠지면 다시는 벗어나기 어려운 함정이 되고 있다.”면서 “향후 정책도 좋은 일자리 확충을 중심축으로 학교교육, 직업훈련, 직업알선 등을 연계하는 형태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9-07-23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