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무대… 눈이 더 즐겁겠네

화려한 무대… 눈이 더 즐겁겠네

입력 2009-07-17 00:00
수정 2009-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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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벽면에는 수백 마리의 하얀 종이나비가 붙어 있다. 주인공 초초상의 기분에 따라 이 벽면은 화사한 노란색으로, 우울한 파란색으로, 절망의 검은색으로 바뀐다. 무대 크기는 소박하지만 짜임새가 있다. 초초상 정원과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 다다미 방과 거실을 2단으로 만들었다. 내용과 음악에 맞춰 바닥이 회전하면서 분위기를 달리한다. 무대와 객석이 가까워 주인공들의 표정 연기까지 섬세하게 보인다. 특히 자신을 떠난 핀커톤이 3년 만에 보낸 편지를 읽을 때 환희와 기쁨, 슬픔, 그리움 등이 묻어나는 초초상의 표정 변화가 압권이다. 수준 높고 전달력 좋은 배우들의 노래 실력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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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나비부인’의 리허설은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케스트라 배치를 조정하고 배우들의 무대 움직임을 맞추느라 리허설 시작이 지연된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초초상과 핀커톤의 결혼식, 화려한 무대 색상, 파랑과 노랑이 조화된 화사한 초초상의 의상 등 시각적인 면에서 ‘나비부인’은 확실히 눈길을 끌었다.

‘나비부인’은 국립오페라단이 오페라 초심자를 위해 만든 ‘마이 퍼스트 오페라’ 시리즈의 네 번째 공연으로, 17~25일 토월극장에서 열린다.

이탈리아 출신의 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 하나로 19세기 말 제국주의 시대 일본 나가사키가 배경이다. 게이샤 초초상과 미군장교 핀커톤은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지만 핀커톤은 그녀와 아이를 남겨 두고 미국으로 떠난 지 3년 만에 미국인 아내와 나타나 아이를 맡겠다고 말하고, 결국 초초상은 절망하며 자결한다는 내용이다.

국립오페라단이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내용이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대중적인 호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다소 비극적인 내용보다는 시각적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무대 장치에도 재미있는 의도를 숨겼다. 무대가 시계방향으로 돌면 현실과 삶의 순리, 반시계방향 회전은 비현실과 이상을 의미한다. 윤기 있는 바닥은 조명을 반사해 무대 벽면에 그림자를 만들어 내는데 이는 초초상의 감정을 투영한다.

초초상은 소프라노 이지은·이상은, 핀커톤은 테너 김도형·최성수, 스즈키는 메조소프라노 정수연·백재연이 맡는다. 공연은 지난 1월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로 일자리를 잃었던 단원들이 ‘나라오페라합창단’으로 다시 무대에 복귀하는 의미도 갖는다.

이미 인터넷 판매분은 매진됐다. 공연 직전 예매 취소분에 한해 현장판매가 가능한 상태다. (02)586-5282.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2009-07-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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