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 혼자 북한산에 올랐습니다. ‘그 나무는 잘 있을까?’ 그 나무는 산벚나무입니다. 그 아래에는 널찍한 바위가 있고 또 그 곁으론 시냇물이 졸졸졸 흐릅니다. 전 자주 바위에 누워 그 나뭇가지 사이로 펼쳐진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을 보고, 새와 시냇물 소리도 듣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들뜨고 거칠어졌던 마음은 바위 위로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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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였습니다. 자주 눈여겨봐 친해진 나무라 장난삼아 슬쩍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새봄에 꽃을 피우게 되면 내가 맨 먼저 볼 수 있을까?” 그러곤 그날따라 그 나무를 꼭 껴안아주었습니다.
작년 봄은 유난히 몸이 바빴습니다. 출장도 많았고 여러 행사로 분주했지요. 그래서 몇 달을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4월 말인가 5월 초 어느 날, 동네 벚나무가 흐드러지게 핀 것을 보고서야 뒤늦게 ‘나무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 같은 휴일, 다시 그 나무에게로 찾아갔습니다. 가는 길목마다 산벚나무들은 이미 꽃잎을 지우고 초록의 잎사귀를 키워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 그 나무에게로 발길을 내딛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울컥 앞섰습니다.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했지!’ 모퉁이를 싹 도는데 그 나무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주변의 다른 친구들은 모두 봄꽃을 벗었는데 그 나무만 유독 꽃봉오리를 하나도 열지 않은 채 있는 게 아닙니까. 전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습니다. “고맙다. 고마워. 기다려줘서. 늦게 와서 미안해!” 나무를 꼬옥 껴안았습니다. 다음 날 새벽같이 다시 그 나무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정말 그 나무는 기적처럼 나를 위해 황홀하게도 자신의 몸에 있는 모든 꽃잎의 문을 활짝 열어놓았던 것입니다. 전 그날 평소보다 훨씬 오랫동안 바위에 누워 눈부시게 찬란한 벚꽃과 구름, 하늘을 번갈아 보았습니다.
오늘 아침 전 미안한 부탁을 다시 했습니다. ‘작년처럼 올해도 그런 기쁨을 내게 줄 수 있을까? 올해는 절대 늦지 않을게 꼭!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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