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돈·권력·명예에 대한 욕망이 있잖아요? 그것도 한탕·한방으로 대박의 꿈을 이루고 싶은 욕망…. 이 영화는 이런 유혹 자체가 허무하다는 것을 낄낄대고 웃으면서 느낄 수 있는 영화예요.”
●‘있는 척 아는 척 잘난 척’하는 조폭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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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작전’이라도 짜온 걸까. 자신이 주연한 영화 ‘작전’(감독 이호재·제작 영화사 비단길, 12일 개봉)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고 하자, 배우 박희순(39)의 입에서는 이내 유수 같은 답변이 흘러 나온다. “단지 조폭만이 아니라, 척 하고 사는 게 몸에 배어 있는 부류, 특권층으로 가려는 욕망이 큰 사람들을 공통적으로 풍자한다고 보면 돼요.” 작전이든 아니든, 영화를 보고서도 약간 미심쩍었던 부분들이 단번에 해소되는 기분이다.
“처음 대본을 받고는 너무 전문적이거나 고리타분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읽었어요. 하지만, 주식을 전혀 모르는 저도 재미있을 정도로 이야기를 쉽게 풀어 놨더라고요. 그래서 ‘관객들도 내가 처음 접한 것처럼 받아들이겠구나.’ 싶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어요.”
‘보스상륙작전’, ‘가족’ 등에서 이미 조폭 연기를 해본 터라 다시 조폭 역할을 맡기 망설여졌던 것도 사실이라는 박희순. 하지만, 이번에 맡은 조폭 출신 CEO 황종구는 그저 과격하고 무식하기만한 조폭이 아니었다. 그의 의견을 반영해 좀더 야망 큰 인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편법과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을 겪었기 때문에 대한민국 상위 1%가 되어야겠다는 욕망을 강하게 가진 캐릭터예요. ‘있는 척 아는 척 잘난 척’ 하는 모토는 제가 스스로 정했죠.”
영어 콤플렉스가 있는 황종구가 “오케이, 거기까지!”를 남발하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어떻게 이런 절묘한 애드리브를 생각해 냈을까.
“원래 대본에는 딱 한번 나오는 대사였어요. 캐릭터 구축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계속 쓰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죠.”
주식 관련 영화인데, 혹시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진 않았을까. 하지만, ‘작전’ 이전에도 이후에도 주식에는 전혀 손댄 적이 없단다. “재테크할 만한 여윳돈도 없는 데다, 통장에 들어온 돈 그대로 내버려 두는 방임형 인간이라서….”(웃음)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매겨졌다. “15세는 무난할 거라 봤는데 의외였어요. 모방범죄가 걱정된다는 논리라면 오히려 18세 이상을 못 보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런 안타까움도 감추지 못했다. “우리나라 영화 중에 시사성을 가진 영화가 참 드물어요. 현재의 경제·정치 상황에 대해 가장 자유롭게 풍자할 수 있는 분야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시도가 거의 없죠. 어쩌다 있을라치면 검열에 걸려 버리고. 너무 제한이 많은 것 같아요.”
또 한 사람의 주연 박용하는 극중에서 주식 작전에 뛰어 들며 박희순과 살기등등하게 대립한다. 하지만 실제 현실 속 박희순과 박용하는 이 영화를 통해 친해진 훈훈한 사이다. 박용하는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박희순에 대해 ‘자기만 알고 지내고 싶은 형’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늘 새롭게 재발견되는 배우 되고 싶어요”
박희순은 “그건 박용하가 맑은 심성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되레 칭찬을 늘어 놓는다. “주변을 두루두루 잘 살피는 친구예요. 촬영 중간에 스태프 한 분이 모친상을 당했는데, 아무도 모르고 있었어요. 혹시 방해될까봐 일부러 알리지 않은 거죠. 그런데 박용하가 어떻게 알아 가지고선 연락을 다 돌렸어요. 감독님은 물론 배우들이 다 함께 조문을 갔죠. 쉽지 않은 일인데, 참 가슴 뭉클했어요.”
‘작전’으로 연기파 배우로서의 입지를 한층 공고히 다진 듯 보이는 그. 어떤 배우라는 얘기가 가장 기분이 좋을까. “재작년 ‘세븐데이즈’ 때 ‘재발견된 배우’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는 ‘발견은 그만 좀 하고 활용을 좀 해.’라고 농담조로 얘기했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굉장히 좋은 얘기였어요. 새로운 걸 찾아서 모험하고 있다는 말이 되니까. 늘 새롭게 재발견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2009-02-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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