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미 일리노이주) 김상연특파원|“오바마~. 오바마~. 오바마~.”
4일 밤 10시쯤(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는 일순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한밤 중에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은 피부색을 막론하고 환호성과 함께 “오바마”를 연호했고, 모든 택시와 승용차가 일제히 경적을 울려댔다. 모르는 사람끼리도 서로 손을 마주치며 기쁨을 나눴고, 차에 탄 사람들은 행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댔다. 인사말은 그저 “오바마”였다. 특히 당선 축하 집회가 열린 도심의 그랜트파크 주변은 공원과 인근 술집, 극장 등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가득차 걸음을 옮기기가 힘들 정도였다.100만명 이상의 시민이 그랜트파크에 모인 만큼 이날 밤 인구 300만명의 시카고에서 걸음만 걸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거리에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시카고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존 비맨(54)은 “이 도시에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면서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우승 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인파를 보니 놀랍다.”고 말했다.
몇몇 흑인들은 껑충껑충 뛰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인종 문제가 선거이슈가 될까봐 막판까지 감정표출을 자제했던 것을 한꺼번에 터뜨리는 듯한 인상이었다. 흑인 여대생 베니스 에이킨스(22)는 “오바마가 너무 자랑스럽다. 오바마는 미국 국민 모두를 피부색과 상관없이 하나로 묶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실제 이날 그랜트파크로 향하는 시카고 시민들의 모습은 하나의 파노라마를 보는 것처럼 인상적이었다. 오바마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걸어가는 백인 할머니,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중년의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 오바마 이름이 박힌 모자를 나란히 쓰고 걸어가는 아시아계 여학생들···. 이들의 피부색은 흑(黑)도, 백(白)도, 황(黃)도 아니었다. 오랜 세월 터무니없이 인관과 인간을 갈라 놓았던 갖가지 색이 이날만큼은 용광로에서 한데 용해되는 듯 했다.
이것을 ‘오바마 현상’이라고 불러도 좋을까. 마침 그랜트파크 앞에서는 대학생들이 ‘Obamanomenon’(Obama+phenomenon)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오바마”를 외치고 있었다. 공원 앞에서 만난 중년의 흑인여성 패이지 빈슨은 “오바마는 흑인도, 백인도 아닌 다문화적(multicultural)인 인물”이라고 했다.
이날 시카고는 아침부터 이미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된 모양으로 하루종일 들뜬 분위기였다. 그랜트파크에는 시민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동이 트기 전부터 몰려들어 하루종일 장사진을 이뤘다. 퇴근 무렵부터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들기 시작하자, 경찰은 기마경찰대까지 동원하는 등 인원 통제에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공원 안에 마련된 멀티비전을 통해 저녁부터 개표상황을 지켜 보던 시민들은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주요 격전지에서 오바마가 선전하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또 역사적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곳곳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날 시카고의 밤은 오바마의 당선 확정 소식과 뒤이은 오바마의 그랜트파크 등장으로 절정을 이뤘다. 아침부터 거의 하루를 꼬박 기다린 시민들 앞에 오바마는 부인 미셸 오바마, 두 딸과 나란히 손을 맞잡고 나타났다. 감동적인 연설이 끝난 뒤 부통령 당선인인 조지프 바이든과 부인이 무대 뒤에서 등장해 오바마와 인사를 나눴으며, 이어 대통령과 부통령 당선인 내외, 그 가족들이 나와 환호하는 청중에게 답례했다.
carlos@seoul.co.kr
4일 밤 10시쯤(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는 일순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한밤 중에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은 피부색을 막론하고 환호성과 함께 “오바마”를 연호했고, 모든 택시와 승용차가 일제히 경적을 울려댔다. 모르는 사람끼리도 서로 손을 마주치며 기쁨을 나눴고, 차에 탄 사람들은 행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댔다. 인사말은 그저 “오바마”였다. 특히 당선 축하 집회가 열린 도심의 그랜트파크 주변은 공원과 인근 술집, 극장 등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가득차 걸음을 옮기기가 힘들 정도였다.100만명 이상의 시민이 그랜트파크에 모인 만큼 이날 밤 인구 300만명의 시카고에서 걸음만 걸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거리에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시카고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존 비맨(54)은 “이 도시에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면서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우승 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인파를 보니 놀랍다.”고 말했다.
몇몇 흑인들은 껑충껑충 뛰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인종 문제가 선거이슈가 될까봐 막판까지 감정표출을 자제했던 것을 한꺼번에 터뜨리는 듯한 인상이었다. 흑인 여대생 베니스 에이킨스(22)는 “오바마가 너무 자랑스럽다. 오바마는 미국 국민 모두를 피부색과 상관없이 하나로 묶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실제 이날 그랜트파크로 향하는 시카고 시민들의 모습은 하나의 파노라마를 보는 것처럼 인상적이었다. 오바마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걸어가는 백인 할머니,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중년의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 오바마 이름이 박힌 모자를 나란히 쓰고 걸어가는 아시아계 여학생들···. 이들의 피부색은 흑(黑)도, 백(白)도, 황(黃)도 아니었다. 오랜 세월 터무니없이 인관과 인간을 갈라 놓았던 갖가지 색이 이날만큼은 용광로에서 한데 용해되는 듯 했다.
이것을 ‘오바마 현상’이라고 불러도 좋을까. 마침 그랜트파크 앞에서는 대학생들이 ‘Obamanomenon’(Obama+phenomenon)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오바마”를 외치고 있었다. 공원 앞에서 만난 중년의 흑인여성 패이지 빈슨은 “오바마는 흑인도, 백인도 아닌 다문화적(multicultural)인 인물”이라고 했다.
이날 시카고는 아침부터 이미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된 모양으로 하루종일 들뜬 분위기였다. 그랜트파크에는 시민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동이 트기 전부터 몰려들어 하루종일 장사진을 이뤘다. 퇴근 무렵부터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들기 시작하자, 경찰은 기마경찰대까지 동원하는 등 인원 통제에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공원 안에 마련된 멀티비전을 통해 저녁부터 개표상황을 지켜 보던 시민들은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주요 격전지에서 오바마가 선전하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또 역사적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곳곳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날 시카고의 밤은 오바마의 당선 확정 소식과 뒤이은 오바마의 그랜트파크 등장으로 절정을 이뤘다. 아침부터 거의 하루를 꼬박 기다린 시민들 앞에 오바마는 부인 미셸 오바마, 두 딸과 나란히 손을 맞잡고 나타났다. 감동적인 연설이 끝난 뒤 부통령 당선인인 조지프 바이든과 부인이 무대 뒤에서 등장해 오바마와 인사를 나눴으며, 이어 대통령과 부통령 당선인 내외, 그 가족들이 나와 환호하는 청중에게 답례했다.
carlos@seoul.co.kr
2008-11-0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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