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영화] 헬로, 돌리

[토요영화] 헬로, 돌리

이은주 기자
입력 2008-08-23 00:00
수정 2008-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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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돌리(EBS 세계의명화 오후 11시 25분) 현재 극장 개봉 중인 애니메이션 영화 ‘월·E’를 보면 로맨티스트 주인공 로봇이 ‘헬로, 돌리’ 비디오 테이프를 수없이 돌려보며 인간들의 감수성을 보고 배우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속에 나오는 ‘나들이 옷을 입어요’와 감미로운 사랑노래 ‘사랑은 한순간에 빠지는 것’ 등은 따뜻한 체온을 동경하는 로봇의 러브스토리를 에둘러 표현한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헬로, 돌리’는 뉴욕의 부유한 상인과 사랑에 빠진 중매쟁이 여성이 벌이는 갖가지 우여곡절을 그린 영화. 사랑을 향한 엇갈리는 시선,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사람들이 벌이는 소동들을 유쾌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해프닝들의 연속이라 할 수 있는 ‘헬로, 돌리’는 수명이 다한 것으로 치부되던 할리우드 뮤지컬을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명연기에 힘입어 멋지게 부활시킨 작품이다. 훌륭한 뮤지컬 배우이기도 했던 감독 진 켈리의 솜씨가 짙게 묻어나오는 뮤지컬 장르의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중간에는 마치 실제 뮤지컬처럼 막간 휴식시간도 있다.

영화의 배경은 1890년 뉴욕. 중매쟁이로 이름높은 돌리 레비(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사별한 뒤 혼자 살고 있는 여인이다. 깃털이 가득한 모자와 화려한 의상, 아름답고 밝은 성격에다 주변사람들의 문제를 도와주는 해결사지만 정작 자신은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가 호레이스 반더겔더(월터 매튜)를 만나기 위해 욘커스행 기차에 오른다. 욘커스에서 비료사업을 하고 있는 구두쇠에 고집불통인 반더겔더는 조카 에멘가드가 빈털터리 예술가와 사랑에 빠지자 돌리에게 조카의 중매를 맡긴다. 그리고 반더겔더 또한 돌리가 소개시켜준 이렌 몰로이(마리안 맥앤드루)에게 청혼하러 뉴욕으로 갈 참이다. 하지만 은근히 반더겔더를 마음에 두고 있던 돌리는 몰로이와 반더겔더를 교묘히 떼어놓을 작전을 세운다.

이 영화는 당시 뉴욕을 멋지게 재현한 첫 장면부터 옛 뮤지컬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한 욕심을 드러낸다. 사람들의 발 움직임을 따라가며 잡아낸 오프닝의 경쾌한 리듬, 기차역을 무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돌리의 외로움을 강조하기 위해 공원의 수많은 커플들이 일제히 군무를 펼치는 장면들은 두고두고 인상적이다. 대형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재즈 거장’ 루이 암스트롱이 오케스트라의 리더로 등장해 영화의 중량감을 더한다. 무엇보다 젊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생기넘치는 연기와 가창력이 일품이다. 코미디 배우로 큰 명성을 얻었던 월터 매튜의 연기도 놓칠 수 없다.146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8-08-2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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