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jing 2008] “마음껏 하고 싶었는데… 4년뒤 다시 도전”

[Beijing 2008] “마음껏 하고 싶었는데… 4년뒤 다시 도전”

임일영 기자
입력 2008-08-13 00:00
수정 2008-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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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꼬리표 못뗀 김재범

12일 밤 베이징 과학기술대체육관 믹스드존. 유도 남자 81㎏ 결승전에서 올레 비쇼프(독일)에게 유효패를 당한 김재범(23·한국마사회)은 비오듯 땀방울이 쏟아지는 동안 고개를 떨군 채 입을 떼지 못했다.“죄송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음껏 하고 싶었는데….”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81㎏으로 체급을 올린지 채 1년도 안 돼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것도 대단한 성과지만 마음 한구석에 진한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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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이 선수 베이징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재범이 선수
베이징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재범은 올림픽 금메달로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던 ‘이원희 킬러’ ‘연장전의 사나이’란 꼬리표를 떼어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2004년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과 함께 기대주로 떠오른 김재범은 화려한 기술은 없지만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진득한 끈기를 앞세워 연장에만 가면 100%에 가까운 승률을 자랑했다. 무쇠 체력을 앞세워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7·한국마사회)마저 몇 번이나 넘어뜨렸지만 2인자일 뿐, 메이저급 국제대회에는 출전 기회조차 없었다. 설상가상 왕기춘(20)과 김원중(19·이상 용인대) 같은 빼어난 후배들이 밑에서 치고 올라와 입지가 좁아졌다.

테크니션들이 즐비한 73㎏급에서 확실한 기술이 없어 힘겨워했던 데다 178㎝의 큰 키 탓에 체중 관리에 애를 먹었던 그는 지난해 안병근 대표팀 감독의 권유를 받고 “단 1분도 망설이지 않고” 81㎏급으로 올렸다. 지난해 11월 코리아오픈과 올 초 독일오픈, 아시아선수권에서 잇따라 우승해 연착륙에 성공한 뒤 마침내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결정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결정력이 없으면) 승부차기에 가서라도 이기면 되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지만, 올림픽 무대에선 승부차기 기회를 잡지 못한 것.

김재범은 “기술이 뒷받침이 안 된 체력전으론 한계가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기술을 보완해 4년 뒤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출국 전 간수치가 치솟아 병원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졌으면 이유가 없다. 핑계일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베이징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08-08-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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