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 본 아디스 아바바. 해발 고도가 높아 비행기가 곧 착륙합니다, 라는 방송이 나오자마자 정말 바로 착륙을 해버린다.
해외 어딘가를 여행할 때는 자료수집을 힘껏 한 후 티켓을 구매하는 게 수순일 텐데, 에티오피아에 처음 갈 때 난 거꾸로였다. 티켓을 일단 구매했고, 이젠 정말 에티오피아에 간다, 라고 생각하고 그때부터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에 간다고 마음 먹고 자료를 찾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한국어 자료가 정말 없었다. 외국어로 된 자료들은 그네들이 관심있는 것 위주로 쓰기 때문에 한국인인 나와 안 맞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게 론리 플래닛에서 나온 여행서들이다. 다들 여행 떠날 때 이 책을 한 권씩 들고 가는데 이 책은 이번 여행에서도 내게 열외였다.
만만한 인터넷을 뒤졌다. 신문기사에 난 내용들이 검색되었다. 그러나 전쟁, 기아, 홍수 이런 내용들로 여행에 대한 매력을 반감시키는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장 필요한 정보들은 한국에서 얼마나 걸리고 항공료는 얼마고, 어떤 비행기를 타면 싸고, 지금은 어떤 계절이라서 옷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숙소는 어떻게 알아보면 되나, 뭐가 유명하고, 꼭 봐야 하는 건 뭔가, 이런 것들이었는데 도무지 상관없는 내용들이었다. 에티오피아에 대한 여행 감상기가 올려진 개인 블로그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것도 내겐 별로 실속이 없었다. 손에 잡히는 정보를 원했는데 출발 전까지 그런 것들은 도무지 눈에 띄지 않았다.
내가 필요한 정보는 현재 없다, 가 결론이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눈에 띄는 정보를 메모해 나름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방법이 처음에는 막막했는데 결과적으로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마음에 맞는 여행서를 한 권 딱 들고 떠났더라면 좋았을 텐데 조그만 수첩에 메모한 걸 정리해 그걸 들고 에티오피아로 떠나게 되었다. 현지에서 만난 외국 친구들도 론리 플래닛 보다는 나름대로 정보를 챙겨 온 쪽이 더 많았다. 잡지에서 오려낸 세계문화유산 사진이나 복사한 시내 지도 등등. 여행서를 들고 온 친구들도 물론 있었다. 그 중엔 에티오피아만 다룬 것도 있었고, 에티오피아의 한 지역만 다룬 책들도 있었는데 어쨌거나 다양성의 측면에서 보면 우리보다는 그네들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라에는 미국의 50개 주를 다 외우지만 아프리카에는 도대체 어떤 나라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보다는 아마도 적을 것 같았다.
한국어로 된 에티오피아 정보를 찾는 분들께 주에티오피아한국대사관 홈페이지를 추천한다. 정보마당의 생활정보 코너에 2005년에 올려진 ‘에티오피아 생활안내’라는 파일이 있다. 실제 정보와 다른 것도 눈에 많이 띄지만 전체적으로 이 나라를 파악하는 데는 딱이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유럽처럼 여행관련 인프라가 잘 발달된 곳은 유명한 여행서가 도움이 될 지 모른다. 왜냐하면 다들 추천하는 것들이 여행서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지를 선호하거나 아직 개발이 미진한 곳을 방문 할 때는 굳이 여행서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현지인 말고는 내가 그곳이 처음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조사한 내용들을 혼자서 정리해 나름의 여행서를 만드는 게 사람 발길이 많이 안 닿는 곳을 여행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여행을 다녀와서 얻은 자료인데 출발하기 전에 읽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던 책이 한 권 있다. 1974년에서 1975년까지 2년간 주에티오피아한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장재용 대사가 쓴 <혼란과 몰락의 기록>이라는 책이다. 에티오피아가 사회주의 체제를 받아들이는 바로 그 격동의 시기를 담고 있어서 에티오피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숙소를 어디로 잡고, 밥을 어디서 먹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여행 정보는 들어있지 않다. 또 Richard Pankhurst라는 사람이 쓴 책들(Ethiopia Engraved, Ethiopia Photographed 등)도 이 나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아쉽게도 번역서는 나오지 않았다. 일본어로 된 참고 서적으로는「에티오피아의 크리스트교 사색의 여행 エチオピアのキリスト敎 思索の旅」(川又一英),「에티오피아를 알기 위한 50장 エチオピアを知るための50章」(岡倉登志 編)을 추천한다.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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