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세종’은 지금 성장통?

‘대왕세종’은 지금 성장통?

강아연 기자
입력 2008-01-28 00:00
수정 2008-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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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드라마들이 꼭 한번씩 경험하는 ‘성장통’이 있다. 바로 아역에서 성인역으로 바뀔 때 터져나오는 ‘미스 캐스팅’ 논란이다.KBS 1TV ‘대왕세종’(토·일 오후 9시40분)도 어린 세종인 충녕대군을 맡은 이현우 군, 양녕대군을 맡은 이준군이 물러나고 김상경, 박상민 등이 배역을 이어받았지만 “아역에 비해 어색하다.”는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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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대하사극 ‘대왕세종’에서 아역 이현우군(작은 사진)에 이어 세종대왕 역을 맡은 배우 김상경(큰 사진 가운데)이 ‘성인 연기자 미스캐스팅’ 논란에 휩싸였다. KBS 제공
KBS 1TV 대하사극 ‘대왕세종’에서 아역 이현우군(작은 사진)에 이어 세종대왕 역을 맡은 배우 김상경(큰 사진 가운데)이 ‘성인 연기자 미스캐스팅’ 논란에 휩싸였다.
KBS 제공


27일 ‘대왕 세종’ 8회 방송분에서는 4회째 성인 배우들의 연기가 이어졌다. 방송 후 ‘대왕세종’ 홈페이지 시청자 소감란 등에는 “적응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시청자 김효정씨는 “김상경은 충녕의 감정을 잘 살려내지 못하고 있고 뭔가 부족하다. 박상민도 발성이 뭉개지고 표정이 느끼해 양녕대군으로 느끼기엔 어색하다.”고 지적했다. 이현영씨도 “세종대왕 하면 떠오르는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따뜻한 눈빛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고, 이밖에도 “지적인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평이 올라왔다.

이같은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에 대해 ‘월간 드라마틱’ 조민준 편집장은 “사극에서 요구하는 연기 패턴에는 정형화된 면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도 처음에는 캐릭터 연기가 부자연스러울 수 있고, 시청자들도 낯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역에서 성인으로 바뀔 때 혼란이 빚어지는 현상은 비단 ‘대왕세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태왕사신기’의 문소리,‘왕과 나’의 오만석 등도 등장 초반 캐스팅이 잘못됐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드라마에서 아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보통 아역은 등장인물이 성인이 되기 전의 징검다리, 보조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시청층을 사로잡기 위한 강력한 승부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유독 다른 장르보다 사극에 관해 ‘미스 캐스팅’ 논란이 많은 이유는 이미 역사적 평가가 내려진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데서 비롯된다.

세종대왕 역시 지폐에 등장할 정도로 위대한 인물로 고정적인 이미지가 널리 형성돼 있기 때문에 그같은 기대치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

더욱이 잘 알려진 배우의 경우, 기존에 출연했던 현대극이나 영화 등에서의 이미지가 선입견으로 자리잡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선입견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추가로 주어진다.

그러나 연기력과 탄탄한 스토리로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고 반전을 꾀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태조왕건’ 최수종,‘야인시대’ 안재모,‘불멸의 이순신’ 김명민도 초반에는 캐스팅 논란에 휩싸였으나 연말 연기대상에서 상을 거머쥐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특히 최수종의 경우, 짙고 두꺼운 쌍거풀이 사극 출연에는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았으나 뛰어난 연기력으로 ‘사극의 제왕’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월간 드라마틱’ 조민준 편집장은 “‘대왕세종’은 세종대왕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정치적 암투를 부각시키는 등 설정과 접근 자체를 다르게 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면서 “캐릭터가 탄탄한 만큼 시간이 지나면 배우도 인물에 동화되고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적응이 될 것 같다.”며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8-01-2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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