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대-승인과 패인] ‘원조 보수’ 역풍 맞은 이회창

[이명박 시대-승인과 패인] ‘원조 보수’ 역풍 맞은 이회창

구동회 기자
입력 2007-12-20 00:00
수정 2007-12-2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뒤늦게 대선에 뛰어든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조직·자금·공약 등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세번째 대선 고배를 마셨다.

이 후보는 19일 밤 남대문 선거사무실에서 “이명박 당선자에게 축하 말씀을 전한다.”면서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지난 정권의 잘못을 확실히 바로잡아주기 바란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이 당선자에게 “하루속히 선거로 찢어진 민심을 수습하고 국민통합에 온 힘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지지자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여러분의 사랑에 아무런 보답도 못한 채 떠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고 지지자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 후보는 또 “저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꽃을 피우고 무성한 열매를 맺는 날이 언젠가 올 것”이라며 재기의 의지를 표명했다.

이 후보의 최대 패인은 ‘BBK 사건’이 예상보다 파괴력이 미미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보수 적자(嫡子)로서 도덕성이나 자질면에서 크게 부족하다는 ‘후보 부적합론’을 줄곧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이명박 후보와 관련한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이 내려지면서 한때 20%를 웃돌던 이 후보의 지지율은 10% 초반대로 곤두박질쳤다.

‘박근혜 끌어안기’에 실패한 것도 중요한 패인으로 꼽힌다. 이 후보는 공식선거 운동 마지막 날인 18일 박 전 대표에게 ‘공동정부’ 구성을 제안하며 ‘삼고초려’를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끝내 화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 전 대표가 유세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이 후보의 대선 승리 시나리오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무소속 후보라는 한계와 5년 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빈약한 공약과 정책도 이 후보의 발목을 붙잡았다. 취약한 자금 사정과 선거 경험이 부족한 캠프, 열악한 조직력은 이 후보의 화려한 경력에 비해 초라했다. 지나치게 오른쪽으로 치우친 편향된 이념 설정도 유권자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2007-12-20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