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뽑는게 능사 아니다

충치, 뽑는게 능사 아니다

심재억 기자
입력 2007-11-10 00:00
수정 2007-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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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치아를 너무 쉽게 뽑아버리지는 않았습니까?” 썩고, 부러지거나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빠지는 이가 적지 않다. 이럴 때면 예전과 달리 치아 복원술이 놀랍도록 발전해 누구나 “까짓 것, 뽑고 새로 박지, 뭐.”라고 여기기 쉽다. 그러나 임플란트가 아무리 좋다 해도 원래의 자연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치주질환전문 이롬치과 안홍헌 원장팀이 충·풍치와 부상 등으로 치아를 손상당한 경험자 4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쉽게 자신의 치아를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플란트에 대한 이해도 잘못된 것이 많았다.

조사 대상자 중 손상된 치아보다 임플란트가 더 좋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54.4%(222명)에 달했다. 썩거나 약해도 자연치가 좋다는 의견은 39.7%(162명)에 불과해 2명 중 1명은 약한 치아보다 임플란트가 더 깨끗하고 튼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임플란트를 선호하는 222명을 대상으로 임플란트를 선호하는 이유를 물은 결과 ‘가지런하고 깨끗해서’ 52.4%(165명),‘다른 치료에 비해 빠르고 간편해서’ 18.1%(57명),‘자연치는 충치나 풍치 등으로 손상되기 쉽고, 관리가 귀찮아서’ 13.3%(42명) 등이었다.

전문의들은 임플란트가 손상된 치아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효과적인 인공치아 복원술이지만 치료가 가능한 치아를 너무 쉽게 뽑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조언한다. 자연스러움이나 건강, 시간 및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아무래도 자연치아를 보존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안 원장팀이 최근 1년 동안 이 병원을 찾은 잇몸질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잇몸 회복수술 등의 치료를 받은 환자 대부분의 치주낭이 정상치인 1∼3㎜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를 뽑아야 할 정도의 중증 치주염 환자 17명을 1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평균 5.8개월간의 치료로 줄어든 치주낭이 평균 4.4㎜에 달했으며, 이에 따라 치아동요도(치아가 흔들리는 정도)도 크게 줄어 뽑으려고 했던 자연치 46개를 되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안 원장은 “특히 잇몸질환으로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에는 자연치를 살리기 위한 잇몸 회복치료를 먼저 실시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임플란트는 되살릴 수 없을 정도로 치아가 손상된 경우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07-11-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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