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갈수록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곳곳이 경고음이다. 후보들의 날선 비방전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심야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심지어 현역 의원들이 불법경선 논란으로 폭력시비에 휘말려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지난 8월27일 후보들이 다짐했던 ‘아름다운 경선’ 서약은 잊혀진 지 오래다.
이미지 확대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당 경선위가 ‘혐의 없음’으로 잠정 결론 내린 동원선거 의혹도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30일 정동영·손학규·이해찬 후보는 다시 한번 ‘죽기살기식’ 공방을 벌였다.‘더 이상 밀리면 끝장’이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손 후보측은 정 후보측의 차떼기 준비모임 현장을 적발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후보측도 정 후보측이 전화기 하나로 모바일투표 선거인단을 대량 접수했다며 ‘폰떼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즉각 정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손·이 후보측은 “정 후보는 구태정치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협공을 펼쳤다.
그러나 정 후보측은 오히려 손·이 후보의 불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정 후보측은 “1위 후보에 대한 무책임한 마타도어”라며 역공을 취했다. 한마디로 점입가경이다.
후보들의 경쟁은 격화되고 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통합신당 경선에 무관심하다는 점도 문제다. 경선은 점차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당 관계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던 광주·전남 경선에서조차 겨우 평균 22.6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고지 부산·경남 경선 투표율은 14.62%에 불과하다.
‘민심’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쏟아질 법하다. 이쯤 되니 당 안팎에서는 ‘무늬만 국민경선’이라는 장탄식이 쏟아진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는 당도 후보도 모두 공멸”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모바일투표에 기대를 건다지만 ‘흥행 경선´이라는 목표는 애당초 접은 분위기다.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경선을 끝내고 후보를 뽑아도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재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정 후보가 최종 후보에 오르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이다. 손·이 후보도 마찬가지다. 만에 하나 불법선거 시비가 경선 불복으로 이어질 경우, 경선 레이스 자체가 불법 공방 속에 휩싸일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1대1 대결은 고사하고, 범여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는 것조차 불투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은 당대로 치명타를 맞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한 핵심 관계자는 “밥하라고 쌀을 줬더니 죽을 쑤는 꼴”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미 경선 과정에서 관리능력 부재라는 낙제점을 받은 데다 낮은 투표율까지 더해, 책임론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한편 이날 부산·경남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정 후보는 “부산시민과 경남도민이 정동영을 다시 일으켜세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평소와 달리 말을 잇지 못하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감정이 북받친 듯했다.
간발의 차로 2위에 머문 이 후보의 얼굴은 붉게 상기됐다. 안타까움이 역력했다. 불법선거에 대한 의혹도 거듭 제기했다. 그는 “너무 얼룩지고 파행을 거듭하고, 국민에게 외면받는 경선이 됐다.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토로했다. 손 후보는 “남은 경선에서 낡은 정치·구태정치를 심판해달라. 모바일투표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위기에 빠진 통합신당을 구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07-10-01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