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숙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노 대통령 부분은 (기사로) 안 나갔으면 좋겠는데…”라며 계속 말끝을 흐렸다.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 조영래 변호사를 통해 인사한 정도라고 했다.“노 대통령과 한두차례 만났어요. 한번은 조영래 변호사와 함께였지요.”
“2002년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었을 때 80년대 우리의 힘든 노력의 성과가 이뤄지는구나 하고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자꾸 뭐라고 하니…. 노 대통령을 칭찬하는 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권 교수는 노 대통령을 직설법으로 평가하는 것을 극구 피했다. 지나가는 소리로 “속이 상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을 변론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던 조 변호사 얘기에 이르자 할 말이 많았다.“조 변호사께서는 돌아가신 뒤에 복이 없어요. 그분이 걸었던 길이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있어요.” 권 교수는 지난해 발간된 ‘조영래 평전’에 아직도 감정의 앙금이 있어 보였다. 조 변호사는 1990년 폐암으로 타계했고, 안경환(서울 법대 교수·현 인권위원회 위원장)씨가 그의 평전을 냈다.“(안 위원장이) 평판이 괜찮은 이였는데 어떻게 그런 평전을 썼는지 모르겠어요. 변명의 여지가 없이 내용이 불성실합니다.” 권 교수는 “(안 위원장의) 조영래 평전은 나와서는 안될 책, 조영래 평전에는 조영래가 없다.”고 강렬하게 비판해 화제를 뿌렸다. 스스로 새 평전을 쓸 의향을 물었더니 빙그레 웃음으로 답했다. 권 교수는 조 변호사가 노래를 잘 불렀다고 했다. 생전에 같이 변호사 활동을 했던 노 대통령과 노래 대결을 벌였는데, 노 대통령이 의외로 뽕짝을 제대로 뽑았다. 자존심이 상한 조 변호사는 허슬로 맞대응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목희 논설위원
2007-08-3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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