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전두환·김대중 前대통령 연쇄 예방

이명박 후보, 전두환·김대중 前대통령 연쇄 예방

한상우 기자
입력 2007-08-30 00:00
수정 2007-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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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29일 전두환·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차례로 찾았다. 전 전 대통령과의 면담분위기는 부드러웠던 반면 DJ와의 대화는 찬바람이 불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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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김대중(사진 위 오른쪽) 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아래는 이날 오전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에서 이 후보와 전 전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이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김대중(사진 위 오른쪽) 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아래는 이날 오전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에서 이 후보와 전 전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이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DJ,“내가 알아서 하겠다”

“김 전 대통령께서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가 알아서 잘 판단하겠다.”

이 후보와 DJ가 연말 대선과 관련해 나눈 ‘뼈있는’ 대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DJ를 40여분간 만났다. 이 후보가 범여권에 대한 DJ의 영향력을 감안,“잘 모시기 위해 왔다.”며 ‘대선 중립’을 요청하자 DJ는 “한나라당이 너무 세서 도와줄 필요가 있겠느냐.”고 받아넘겼다.

두 사람 모두 시종일관 웃음 띤 모습이었으나 정치상황에 대한 상반된 인식은 2002년 선거결과에 대한 대화에서도 그대로 묻어났다.

이 후보는 “이번에는 서로 너무 각지는 모습을 보이는 선거가 아니라 서비스 경쟁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지역 감정이 없어지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DJ는 “이미 호남은 영남 사람인 노무현 대통령을 뽑았다.”고 응수했고 이 후보는 “그건 김 전 대통령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또 “호남지역을 자주 간다. 호남도 변한다고 생각한다.”면서 “2002년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북핵문제에 관해서는 일부 인식을 같이했다. 이 후보가 “6자회담에서 북한 핵문제가 해결돼 한국기업이 북한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제일 좋은 교류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DJ 역시 “핵이 해결되면 다 잘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전 전 대통령,“내가 인질돼서 그 사람들을 풀어줄 수 없을까”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오전 이 후보 예방을 받고 “인질을 안 내놓으면 내가 인질이 돼서 그 사람들을 풀어줄 수 없을까 비서들에게 이야기했다. 난 특수훈련도 받아서 생활하기도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이 이어 “내가 이야기를 했더니 비서들이 돈 줄 알더라.”면서 전날 석방 소식에 “참 잘됐다. 이 후보가 우리 집에 오시는 날 좋은 소식이었다.”고 덕담을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제가 복이 좀 많다.”라고 답했다.

전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표 쪽 사람들이 밉더라도 껴안아라.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준다는 말도 있지 않냐.”고 당내 화합도 주문했다. 이 후보는 “남남끼리가 아닌 같은 사람끼리 잠깐 경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2007-08-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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