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집’으로 공포영화 데뷔 황·정·민

‘검은집’으로 공포영화 데뷔 황·정·민

입력 2007-06-16 00:00
수정 2007-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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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황정민
‘검은집’을 통해 공포영화에 첫 발을 디딘 배우 황정민(37)은 “내가 탄 롤러코스터의 옆자리를 관객을 위해 비워뒀다는 생각으로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너는 내 운명’에서 순정남으로 나와 관객을 울리고 웃겼던 그가 이번에 맡은 역은 보험금을 노린 7살 아이의 자살에 의심을 품고 죽음의 비밀을 파헤쳐 가는 보험사정인 전준오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초조해 보이는 인상의 전준오는 어린 시절 동생의 자살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인물. 과거의 경험은 그가 사건에 깊숙하게 개입하는 계기가 된다.

“제가 표현하는 무서움에 대한 수많은 감정들을 어떻게 하면 관객들도 함께 느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제가 손에 땀을 쥘 때 보는 관객들도 그런 느낌이었으면 해요.”

본격 무더위에 접어 들면서 최근 공포 영화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물건’은 없어 보인다. 소개되는 외화들마다 일본 호러영화 ‘링’‘주온’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한국 또한 ‘장화홍련’ 이후 눈을 질끈 감게 만드는 영화는 없었다. 이것이 바로 그가 공포영화를 택한 이유다.“여름철 기획영화로 공포물이 양산돼 왔지만 수준은 열악하죠. 말도 안되는 것으로 소리지르게 만들고, 영화하는 입장에서 싫고 창피하더라고요.”

시나리오를 받아들기 1년 전쯤에 읽은 원작 소설에 대한 호감은 “제대로 된 공포영화를 보여주자.”는 욕심으로 이어졌다.‘검은집’은 1997년 일본공포소설 대상을 받은 기시 유스케의 작품이다. 소설의 유명세 때문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남다르다. 하지만 그는 별로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눈치다. 작가는 일어로 번역된 시나리오를 읽어 보고 촬영장도 방문했다.“작가가 느낌을 잘 살렸다고 했대요.”

처음 도전하는 장르라 “몰라서 무식하게 달려들었다.”며 매 장면마다 “맞는 거니?”하며 늘 자문했다고 했다. 특히 어려웠던 부분은 전준오가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난 뒤 그와 대면하는 순간.“대본에 ‘소스라치게 놀란다.’라고 써 있는데, 그게 말처럼 되는 것도 아니고. 촬영 장면을 컴퓨터에 넣어서 ‘딩동댕∼ 정답입니다’ 이렇게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어요.(웃음)”

영화는 죄의식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에 관한 이야기다. 최근 버지니아공대 총기사건을 저지른 조승희로 인해 이들의 존재가 화제가 됐었다.“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사람이 어제 나랑 같이 밥을 먹은 사람이라면 그 느낌이 어떨지 상상해 보세요.” 그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법한 또 진짜로 일어나고 있는 소재이기에 그 개연성이 주는 무서움이 관객들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화들짝 놀라게 하거나 겁을 주는 건 없어요.‘찝찝한 공포’가 우리 영화의 묘미죠.”

그의 차기작은 정윤철 감독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다. 그에게 영화는 인연이고 운명이다. 소설에 대한 호감이 영화 ‘검은집’으로 이어졌듯, 몇 해전 수해현장에 쏟아지는 도움의 손길을 보며 “나는 뭐하나.” 울컥했던 그에게 “그럼 이거 한번 읽어볼래?”하고 날아든 게 바로 ‘슈퍼맨’이다. 올 연말쯤이면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슈퍼맨으로 변신한 그를 볼 수 있다.21일 개봉,18세 관람가.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2007-06-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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