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서울 대학로에는 10년이 넘게 장기공연하는 뮤지컬도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1994년 초연한 극단 학전의 국내 최장기 뮤지컬 ‘지하철 1호선’(02-763-8233)이다. 대학로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상시공연중인 ‘지하철 1호선’은 지난 4월 기준으로 14년째 3360회 이상 공연하면서 65만명의 관객과 만났다. 오늘의 공연이 몇 회째임을 알려주는 카운터가 5월부터 설치돼, 한국 공연예술의 살아 있는 역사가 됐다.
폐막 기한 없이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우리동네’(02-745-2124)는 지난 4월 공연 1주년을 맞았다.4차 연장공연을 통해 300회가 넘는 공연횟수와 5만여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오는 6월24일 2년간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뮤지컬 ‘밑바닥에서’(02-765-8108)는 그동안 900여회 공연했다. 이를 본 관객들은 모두 10만명. 제작사인 오픈런 뮤지컬 컴퍼니는 새로운 뮤지컬을 하기 위해 막을 내린다고 설명했다.‘지하철 1호선’ ‘우리동네’ ‘밑바닥에서’의 공통점은 뛰어난 음악과 배우들의 호연 외에 줄거리가 탄탄한 외국 원작을 번안했다는 것이다.
학전의 김민기 대표가 독일 원작자 폴커 루트비히의 작품 ‘Linie1’을 번안해 ‘지하철 1호선’을 만든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하지만 루트비히가 “원작보다 더 강하고, 시적이면서 슬프다.”고 할 정도로 한국 실정에 맞게 작품의 정신을 잘 나타내고 있다.
손톤 와일더 원작의 ‘우리동네’, 막심 고리키 원작의 ‘밑바닥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명한 외국 극작가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정서를 실어 작품의 정수를 표현하고 있다.
오픈런 뮤지컬 컴퍼니측은 “가볍고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류가 인기인 듯하지만 실제로는 진지한 주제의 작품이 마니아층을 형성한다.”고 말했다.1938년 초연된 손톤 와일더의 희곡 ‘우리읍내’를 뮤지컬로 만든 ‘우리동네’의 3막은 귀신과 산 사람의 이야기이다.
1980년대 경기도의 한 마을로 배경을 옮겨 사랑, 결혼, 죽음 등 가족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뮤지컬은 경쾌하게 시작했다가 감동적인 울림을 안겨준다.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공연중인 ‘밑바닥에서’는 러시아 분위기가 풍기는 고혹적인 음악으로 객석을 매료시킨다. 지난해 4기 공연에서는 탤런트 김정화가 출연해 ‘지하철 1호선’처럼 배우사관학교의 역할도 해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