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첨단 과학시대에 아직도 이런 일이…

21세기 첨단 과학시대에 아직도 이런 일이…

입력 2007-05-09 00:00
수정 2007-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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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첨단 과학시대에 아직도 이런 허무맹랑한 ‘민간요법’을 믿다고 있다니!”

중국 대륙에 한 부부가 조카의 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민간요법만 믿고 어린 아이의 무덤을 몰래 도굴해 꺼낸 시신으로 탕으로 끓여 조카에게 먹이려다가 붙잡히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난하이(南海)법원은 ‘인육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말도 안되는 민간요법을 믿고 조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내아이의 시신을 꺼내 탕으로 끓여 먹이려한 혐의로 붙잡힌 뤄웨링(羅月玲·여·가명)·천중광(陳忠光·가명)씨 부부와 동생 뤄젠(羅娟·가명)에게 시신 모욕죄를 적용,징역 6개월형을 선고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최근 보도했다.

난하이법원에 따르면 ‘인육 사건’은 지난해 12월11일 발생했다.이날 오전 8시30분쯤 스산(獅山)진의 한 마을.이 마을의 북쪽 버덩 위에 조그마한 집 한채가 살풍경하게 자리잡고 있었다.이 집의 뒤란에 조그마한 방에 세들어 살던 임신 9개월째인 멍샤오루(蒙小茹)씨는 갑자기 극심한 산통을 느끼며 배를 잡고 쓰러졌다.

구급차가 집에 닿기도 전에 멍씨는 늠름하고 씩씩한 목소리의 사내 아이를 낳았다.조금 뒤 구급차가 도착해 곧바로 병원으로 가서 진찰을 받은 결과 산모와 사내아이 모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해 그날 오후 3시쯤 퇴원했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그날 오후 5시가 되자 사내아이의 건강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더니 7시쯤 숨을 거뒀다.옆집에 살던 뤄씨는 멍씨로부터 “사내아이의 온 몸이 시커멓게 변하더니 얼마 있지 않아 죽었다.”는 말을 들었다.이에 그녀는 그냥 안타까운 생각에서 자신의 남편과 함께 멍씨의 죽은 사내아이를 묻어주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자청했다.

이 얘기를 들은 멍씨도 고맙다며 이들 부부에게 사내아이의 시신을 맡겼다.이들 부부는 자신의 집 뒤쪽 산중턱에 땅을 판 뒤 자루에 담긴 아이의 시신을 묻은 뒤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이날 밤 10시쯤,뤄씨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이리저리 뒤척이던 그녀는 갑자기 뇌종류(腦腫瘤)라는 질환을 앓고 있는 조카가 떠오른 것과 동시에 이 병에는 죽은 아이의 시신을 탕을 끓여 먹이면 탁효가 있다는 민간요법도 머리 속을 맴돌았다.

이 생각이 떠오르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뤄씨는 고대 동생 뤄젠씨 집으로 달려갔다.그녀는 뤄젠씨와 친융(秦勇)씨 부부에게 조카의 병에는 아이 시신으로 끓인 탕이 특효가 있다며 그 처방을 해보자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동생 부부는 처음에는 손사래를 쳤으나,자신의 아들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파 크게 믿을 것은 못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아이 시신탕’을 끓여 먹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뤄웨링씨 부부와 동생 뤄젠씨 부부는 함께 멍씨의 아들이 묻힌 무덤으로 가 아이의 시신을 꺼내 정성스레 자루에 담은 뒤 인근 한적한 스산(獅山) 삼림공원으로 갔다.

이곳에서 아이의 시신을 꺼내 탕을 끓이기 위해 시신을 토막내려다가 근처에서 순찰을 돌던 삼림보호 요원들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18세기에나 있을 법한 얘기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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