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가 격찬한 데뷔무대 재연하는 이성주씨
“관록이라고 할까요. 젊을 때는 패기와 욕심으로 연주했다면 이제는 겸손과 자연스러움을 알게 됐지요.”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연다.
지난 12일 서울갤러리에서 만난 이성주는 “나는 지금이 전성기”라면서 “연주자로서 세계무대에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다.”며 50대답지 않은 의지를 다졌다.
이성주의 ‘데뷔’란 1977년 4월26일 미국 뉴욕의 카프만홀에서의 독주회를 말한다.‘영 콘서트 아티스트 오디션’에 뽑힌 부상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과 피아니스트 에마누엘 액스도 이 오디션 출신이다.
그는 “카프만홀 독주회는 프로 음악가로 첫선을 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정말 중요했다.”고 설명하고 “밤 12시에 지하철역을 찾아 뉴욕타임스 가판을 펼쳐 들었을 때 ‘이성주는 일급 바이올리니스트(First grade violinist,Lee)’라는 제목을 보고서야 안심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그는 같은해 음악전문지 ‘뮤지컬 아메리카’가 선정한 미국의 최우수 젊은 연주자로 선정됐다.
이번 음악회의 레퍼토리는 헨델의 소나타 작품 5와 이자이의 소나타 4번,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2번,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 1번. 멘델스존을 제외하면 카프만홀의 프로그램과 같다.
당시엔 베토벤의 소나타 1번과 줄리아드음악학교 학장인 피터 메닌의 ‘듀오 콘체르탄테’가 더 들어 있었다.
이성주는 솔로이스트와 실내악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하다 1994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귀국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넓히는데 장애가 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연주자에서 교육자, 음악감독으로 활동범위가 넓어져 시간을 나누어 쓰기가 어려울 뿐, 미국에 있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줄리아드예비학교의 학생 수준보다 현재 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서 배우는 한국 아이들의 수준이 훨씬 높다.”면서 “고국에서 활동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주회에는 피아니스트 이경숙과 첼리스트 박상민이 나선다. 이경숙은 “빨리 돌아와 함께 연주하자.”고 그에게 귀국을 강권하다시피 했던 인물. 이성주는 “좋은 연주자와 만나면 연주하면서 배운다.”면서 “이경숙 교수가 바로 그런 음악가”라고 설명했다.
음악회 일정은 지난 13일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공연에 이어 19일 서울 LG아트센터,28일 김해 문화의전당,5월25일 대구 문화예술회관.(02)780-5054.
글 서동철기자
사진 김명국기자 dcsuh@seoul.co.kr
2007-04-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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