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가 9년동안 휴대전화 500번 바꾼 이유는

사내가 9년동안 휴대전화 500번 바꾼 이유는

입력 2007-03-14 00:00
수정 2007-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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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남부 장쑤(江蘇)성 난징(南京)대 신문방송학과 4년생인 장이(張毅·24)씨.그는 ‘휴대전화 도사’로 통한다.어떤 회사의 제품이건 그가 다룰줄 모르는 기능이 없을 정도로 휴대전화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

장씨는 지난 9년동안 무려 500번 이상 휴대전화를 바꾸며 ‘연구’한 덕분에 자연스럽게 모든 부가기능을 파악·소화하게 돼 친구들로부터 ‘휴대전화 도사’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현대쾌보(現代快報)가 최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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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장이씨. 현대쾌보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장이씨. 현대쾌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애장품은 바로 휴대전화입니다.휴대전화의 새로운 기능을 연구하는 게 제 취미고요.아직까지 저에게 가장 적합한 휴대전화는 찾아내지 못했습니다.얼마나 더 바꿔야 할지 모르겠네요.”

장씨가 처음 휴대전화를 손에 쥔 것은 1998년.당시 휴대전화 대리점을 하던 아버지가 생일 선물로 해주는 바람에 자연스레 휴대전화와 사귀게 됐다.

“첫 선물은 ‘노키아 1610’이라는 제품이었습니다.당시 가격이 8000여위안(元·당시 환율 기준·약 120여만원)으로 대졸사원의 5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엄청나게 비싼 제품이었죠.”

당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주 드물었다는 장씨는 “휴대전화 자판이 영어로 돼 있어 영어사전을 찾아가며 기능을 하나하나 익혔다.”고 털어놨다.그는 그러나 “부가기능은 알고 있었지만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은 까닭에 사용할 수가 없어 무용지물이었다.”며 “오로지 전화통화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화통화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전화비가 1분당 1위안(150원·중국에서는 수신자도 전화요금 절반 부담)으로 엄청나게 비싼 탓이었죠.전화가 걸려오면 얼른 끊고 공중전화로 달려가 통화를 하곤 했습니다.‘삐삐’와 다름없었죠.”

1999년 아버지는 새로운 휴대전화를 선물해줬다.자판이 중국어로 된 ‘에릭슨 T18’ 제품이었다.자판이 중국어로 된 덕에 장씨는 그때만 해도 아주 생소한 문자 메세지를 보내 친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2002년까지 4년 동안 14개나 갈아치워버렸다.모두 휴대전화 대리점을 하던 아버지 덕분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와 함께 장쑤성 쑤저우(蘇州)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그곳에서 ‘마쓰시타(松下)GD92’모델을 발견했죠.4가지 색깔로 구현되는 액정과 4화음으로 표현되는 벨소리에 반했습니다.아버지에게 사달라고 졸라 끝내 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앞으로는 바꿔주지 않겠다는 게 아버지의 조건이었죠.”

하지만 2개월이 되지 않아 또다시 ‘마쓰시타 GD92’에 곧 싫증이 났다.해서 첨단인 ‘지멘스사의 6688’ 모델을 사기 위해 아버지 몰래 마쓰시타 GD92’모델을 친구에게 1700위안(약 25만 5000원)을 받고 팔아버렸다.‘지멘스 6688’모델을 구입한 뒤 또 2개월이 되지 않아 당시 유행하던 ‘모토롤라 V998’모델로 바꾸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장씨의 휴대전화 바꾸기는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대학생이 되면서 진정한 휴대전화의 ‘도사’로 태어났다.

“대학입학 때 아버지가 선물해준 휴대전화를 그만 잊어버렸습니다.아버지가 화를 낼까봐 겁이 나 시장에 가서 똑같은 제품을 사려고 갔는데,처음 보는 새로운 모델이 너무 많았어요.그래서 잃어버린 입학 선물을 사기 위해 시장에 간 목적은 잊어버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삼성’ 모델을 사버렸죠.나중에 아버지에게 엄청 깨졌습니다.”

휴대전화 바꾸기 버릇 탓에 9년동안 500번 이상 교체하는 통에 돈도 엄청 쏟아부었다.한번은 오전 ‘에릭슨 T68ie’ 컬러폰을 샀다가 점심 때 그것을 팔아 ‘삼성 T108’모델을 산 적도 있다.이 탓에 불과 몇 시간만에 몇 백위안(몇 만원)을 손해보기도 했다.

“대충 계산해봐도 대학 4년간 휴대전화를 바꾸는데 몇 만위안(몇 백만원)을 썼을 겁니다.”

그래도 장씨의 휴대전화 바꾸기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 같다.휴대전화가 자신의 인생을 지탱해주는 지지대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더욱이 목욕탕에서 여러번 물에 빠뜨린 적도 있을 만큼 휴대전화를 끼고 산다.

“친구들이 어떤 휴대전화를 사야 할지 문자 메세지가 왔네요.빨리 알려줘야 합니다.제가 친구들의 휴대전화 구입 고문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온라인뉴스부 김규환 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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