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서 실패를 경험한다.
오래된 웃음의 숲을 노닐다 中에서
그런 경우 둘 사이에 오해가 생길 수도 있는데, 현실에서는 난감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지만 우스개에 나타나는 오해는 그 재미가 유별나다.
시골 사투리에서,
손님에게 내놓는 음식을 겸손하게 표현할 때 ‘변변치 않은 것’이라 하고,
먹는 행동을 ‘한다’라고 표현한다.
어떤 할머니가 사위를 맞이한 다음 날 아침, 그에게 물었다.
“어젯밤에 들여보냈던 변변치 않은 것을 잘 하였는가?”
장모는 야식을 이른 것이었으나 신랑은 신부를 가리키는 것으로 잘못 알고 머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세 차례나 하였습니다.”
장모는 사위의 실언에 부끄러운 빛으로 묵묵히 앉아서 말이 없었다.
마침 그의 어린 처남이 곁에 있었다.
신랑의 대답이 똑똑하지 못함을 보고서 혼자 입속말로 말했다.
“에이, 매부의 사람됨이 논금이만도 못하네.”
논금이는 바로 그 집에 드나드는 바보 남자 종의 이름이었다.
이 말을 들은 신랑은 크게 노했다.
“이놈아, 며칠 동안 말 등에 붙어 달려오느라고 피곤한 마당에 이보다 더 할 수 있어? 십여 차례 해주어야 네 마음이 흡족하단 말이냐?”
그리고는 벌떡 일어서서 바깥으로 나가 버렸다.
-《파수록》중에서 (본문 98쪽)
《파수록》에 있는 우스개이다. 다른 지방에서 온 사위는 처가의 사투리를 몰랐기 때문에 오해가 빚어진다. 우리말에서는 ‘하다’를 ‘성교하다’라는 의미로도 사용하니, 신랑은 ‘얼마나 했는가?’의 목적어를 첫날밤 치르는 행사로 생각했던 것이다.
오래된 웃음의 숲을 노닐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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