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4집 앨범 들고 돌아온 체리필터

3년만에 4집 앨범 들고 돌아온 체리필터

손원천 기자
입력 2006-08-24 00:00
수정 2006-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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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낭만고양이’옷을 너무 오래 입고 있었어요. 이젠 ‘유쾌한 마녀’옷으로 갈아입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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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필터
체리필터


체리필터가 돌아왔다. 지난 2003년 3집앨범 ‘오리날다’ 이후 3년만이다.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정우진, 보컬 조유진, 베이시스트 연윤근, 그리고 드러머 손상혁 등 멤버들 모습도 그대로다. 이들이 들고온 4집앨범의 타이틀은 ‘Peace & Rock´n Roll’. 모던 록밴드의 정체성은 유지한 채, 한결 성숙하고 세련된 사운드로 무장했다.

다양한 음악적 시도 또한 눈에 띈다. 타이틀곡인 ‘해피데이’가 기존의 이미지에 충실했다면,1번트랙 ‘레볼루션 A.D’에서는 하드코어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스카, 테크노, 코어 등 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12개 수록곡에 담겨 있는 것.“꾸밈없이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음악을 추구했다.”는 것이 4집에 대한 멤버들의 자평이다.

유진의 말을 들어보자.“1집은 (우리가 가진)에너지를 분출하려고만 했죠. 최대한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니 듣는 사람이 버거워 할 만큼 흘러 넘쳤고요.2∼3집은 상업적인 성공은 거뒀지만, 너무 빨리 만든 것 같아요. 이에 비하면 4집은 노력의 성과물이라 부를 수 있어요.2년여 동안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여유를 갖기도 했고, 가장 본질적이고 기초가 튼튼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쉽게 말해 시간과 돈 등 엄청난 ‘공력’이 투입된 앨범이란 뜻이다.“전혀 색다르고 유쾌한 가사가 필요하다.”는 우진의 고집때문에 유진이 80개가 넘는 ‘유쾌한 마녀’의 가사를 쓴 것은 유명한 일화. 지금도 유진의 컴퓨터에는 ‘B-1∼83’까지의 가사가 순서대로 저장되어 있단다.

무려 3년. 대중음악가들에게 치명적이랄 수도 있는 기간동안 ‘낭만고양이들’이 벌인 가장 큰 일은 서울 홍대앞에 녹음실을 만든 것이다. 세월이 가도 아름다움이 남는 작업실이 되란 뜻에서 ‘beautiful days’로 이름지었다.“노래를 만들 때와 재연할 때 느낌이 틀린 경우가 많죠. 연인 사이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키핑(keeping)해 놨다가 다른 시점에 다시 쓸 수는 없잖아요. 노래도 마찬가지예요. 느낌이 올 때 바로 녹음할 수 있는 곳, 그래서 가수들에게 작업실이 필요한 거죠.” 우진의 적절한 비유다. 바로 이 지하공간에서 ‘낭만고양이들’은 체리필터만의 음악을 만들어 왔던 것.

앨범을 만들면서 국내의 음반제작 풍토에도 서운한 것이 있었나 보다. 우진은 “전 곡에 대한 믹싱과 마스터링을 일본에서 해왔죠. 우리나라 기술력이 못미치는 건 아니에요. 엔지니어들이 발라드나 댄스, 힙합 등 소위 ‘주류음악’의 사운드는 미국 등에 못지 않게 잘 뽑아 내는데, 록에서만큼은 그렇게 하질 않죠. 록음악은 각 악기의 소리가 무척 중요한데, 우리나라에서 녹음을 하면 소리가 뭉친 듯이 들려요. 음반도 잘 안팔리는 마당에 대충할 수도 있겠지만, 뭔가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하지 않을까요.”라며 볼멘 소리다. 음질에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핀잔도 듣는단다. 그렇지만 뮤지션이 음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까다로운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 아닐까.

“우리의 음악에 책임감을 느낀다.”는 상혁의 말처럼 홍대앞 록밴드 1세대에서 어느덧 중견 록밴드로 성장한 체리필터. 오는 26일 MBC ‘쇼 음악중심’을 통해 다시 한번 팬들곁으로 다가간다. 결성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도 준비 중이다.

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06-08-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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