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가 부쩍 잦아지는 요즘,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곳 가운데 놀이동산을 빼놓을 수 없다. 놀이공원을 찾는 이유로는 놀이기구를 타면서 느끼는 공포와 스릴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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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연 서울 명덕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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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연 서울 명덕고 교사
특히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레일, 수십m를 오르락내리락하는 구간,360도 회전 구간 등 잠시도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드는 롤러코스터는 가장 인기있는 놀이기구들 중 하나다.
그렇다면 롤러코스터의 어떤 자리에 타야 제대로 된 스릴을 경험할 수 있을까. 뒷자리에 앉아야 같은 돈을 내고 타더라도 ‘본전’을 뽑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롤러코스터를 탈 때 스릴을 느끼는 이유는 물리적인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급강하할 때의 빠른 속도감을 들 수 있다. 속도만을 고려하면 시속 300㎞ 이상으로 달리는 KTX가 롤러코스터보다 더 스릴이 있어야겠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속도감을 어느 위치에서 느끼느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롤러코스터는 출발 직후 가장 높은 곳까지 천천히 올라간 뒤 점차 내려오면서 속력이 빨라지는데, 속력이 가장 빠른 순간은 롤러코스터의 중간 부분이 꼭대기를 지날 때부터 제일 아래쪽을 지날 때까지다.
이때 앞자리에 앉은 사람은 꼭대기를 지나도 속력이 빨라지지 않다가 제일 아래쪽을 지나 다시 올라가는 구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느끼게 되는데, 올라가면서 느끼는 속도감은 큰 스릴을 주지 못한다. 다시 말해 내려오면서 빨라지는 구간이 짧아 스릴도 그만큼 짧아진다. 반면 뒷자리에 앉은 사람은 꼭대기에 도달하기 전부터 빨라지기 시작해 제일 아래쪽에 도달하기 직전까지 긴 구간에서 가장 빠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꼭대기를 지나는 순간의 가속도도 스릴을 더해 준다. 가속도란 속도의 변화 정도를 의미하며 방향이 같을 때보다 반대일 때 더욱 커진다. 앞자리보다 뒷자리에 앉으면 꼭대기를 지날 때 속력이 커지기 때문에 아래쪽으로 가속도를 더 크게 느낀다. 이 때 롤러코스터에 탄 사람은 위쪽으로 관성력을 느끼는데,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힘을 받기 때문에 몸이 가벼워지고 붕 뜨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할 때 몸이 위로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과 같다.
특히 관성력이 중력과 크기가 같으면 우리는 몸무게가 ‘0’인 상태를 경험할 수 있으며, 이를 무중력 상태라고 말한다. 따라서 가속도가 클수록(꼭대기에서 속력이 빠를수록) 더 큰 관성력을 받게 돼 공중에 떠 있는 것과 같은 스릴을 더욱 크게 맛볼 수 있다.
이밖에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한다. 뒷자리에 앉은 사람은 앞 사람이 지르는 소리 때문에 더 큰 공포감이 생길 수 있다. 추락하듯이 떨어질 것이라는 긴장감에 비명소리가 더해지면 스릴과 공포감을 극대화하기에 충분하다. 롤러코스터가 모두 똑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아니다. 궤도 설계나 낙하 구간의 길이 등에 의해 스릴의 정도가 달라진다. 외국의 어떤 롤러코스터는 136m 상공에서 최대경사각 90도를 시속 206㎞로 내려온다고 한다. 이런 롤러코스터는 어느 자리에 앉든 큰 차이가 없겠지만, 국내 롤러코스터를 탄 뒤 더 큰 스릴을 느끼려면 뒷자리가 낫다.
이세연 서울 명덕고 교사
2005-10-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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