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묵자가 ‘사사로움이 없고 베푸는 것은 두터우면서도 멈추는 일이 없고 밝음은 오래되어도 꺼지지 않는 영원’인 하늘로부터 깨달은 진리는 두 가지였다.
그 하나는 평화(平和)였고, 또 하나는 ‘사랑’이었다.
절대자인 하느님 앞에 만인은 평등하므로 굳이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서 전쟁을 벌여 사람을 죽이고 살상하는 행위는 하늘의 천도에 어긋나는 일이며, 또 하늘이 모든 것을 아울러 사랑하고 모든 것을 아울러 이롭게 하므로 사람들은 마땅히 서로 사랑하여야 한다는 것이 묵자가 하늘로부터 깨달은 진리의 근원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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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에 대한 묵자의 설법은 그가 지은 묵자의 ‘비공(非攻)편’에 상세히 실려 있다.
‘비공’이란 제목이 암시하듯 묵자는 ‘남을 공격해서 전쟁을 벌여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확고한 신념은 묵자를 말로만 전쟁을 반대하였던 다른 사상가들과는 달리 약소국이 강대국의 침입을 받으면 부하들을 직접 이끌고 대신 침입자를 격퇴시키는 강경책을 쓰도록 하였는데, 강대국 초나라가 약소국 송나라를 공격하려고 하였을 때 보인 묵자의 단호한 태도는 이러한 묵자의 결연한 의지를 엿보게 한다.
그때 강대국 초나라는 공수반(公輸盤)이라는 기술자를 고용해 운제(雲梯)라는 새로운 공격무기를 개발하여 시험 삼아 약소국 초나라를 공격하려 하였다.
운제는 높은 사닥다리로 지금까지는 속수무책이었던 성벽을 뛰어넘는 최신식 공성(攻城)기계였던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묵자는 열흘 낮 열흘 밤을 쉬지도 않고 달려가서 초나라의 수도 영()에 도착한 후 먼저 기술자인 공수반을 찾아가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한다.
“북쪽에 나를 모욕하는 자가 있는데, 그대가 나를 위해 그를 죽여줄 수가 있겠는가.”
느닷없는 질문에 공수반은 불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는 의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살인 같은 일은 하지 않소이다.”
그러자 묵자는 곧 이렇게 따졌다.
“한 명의 사람도 죽이지 않는 것이 의리라고 생각하면서 어째서 죄 없는 초나라 백성들을 한꺼번에 죽이려 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