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 Wedding] 임광욱·시정인

[Love & Wedding] 임광욱·시정인

입력 2005-08-25 00:00
수정 2005-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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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처럼 지내니 다시 만나다

광욱이를 처음 본 것은 1998년 5월, 훈련소를 마치고 갓 부대 배치를 받아 군기가 잔뜩 들어있는 신병의 모습이었다. 여대생이 웬 부대인가 하겠지만, 당시 학교를 휴학하고 미군부대에서 일(교회 피아노 반주)을 하던 나는 수많은 카투사들의 입대와 제대를 지켜보았고, 광욱이도 처음에는 ‘군복이 꽤 잘 어울리는 조금 잘 생긴’ 신병 중 한 명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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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욱·시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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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광욱이에겐 미안하지만) 그리 뛰어나지도 않은 영어 실력으로 국적과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사무실의 모든 사람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버리는 긍정적인 태도와 성실함에 끌리게 되었고, 나중에는 안 보면 자꾸 생각나고,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런 감정을 갖게 되었다. 그 해 10월 말, 광욱이의 생일을 앞두고 짝사랑은 이제 그만 해야겠다는 생각에 (용감하게도!) 생일 카드에 감정을 고백했지만, 이런 고백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그는 몹시 당황스러워했고 이후 둘 사이는 오히려 서먹해지고 말았다.(그날 나는 오랫동안 내가 왜 그렇게 무모했을까 땅을 치며 후회했다!)

비록 둘의 관계는 서먹해졌지만 어찌됐건 얼굴을 계속 봐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겉으로는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노력했고, 속으로도 끊임없이 친구로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몇 개월을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던 어느 날, 전화 통화 중 ‘친구처럼 지내니 너를 다시 보게 된다.’라는 광욱이의 말에 몇 달 동안 꾹꾹 눌러서 거의 사라진 줄 알았던 감정은 예전보다 더 굳어졌고 그렇게 사랑은 시작되었다.

광욱이를 만난 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난 7년간의 시간은 감사할 일들로 가득 차 있다. 한동대에서 함께 공부하며 미래의 꿈을 다듬어 갔던 소중한 추억을 주었고, 무엇보다 서로를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 결과 지금 광욱이는 기자로, 나는 홍보인으로 서로가 꿈꿔오던 자리에 당당히 설 수 있게 되었다.

결혼을 2주 앞둔 지금, 바쁜 회사 일 때문에 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마음만 급해 짜증도 많이 내고, 화도 곧잘 내지만 늘 너그럽게 받아주는 광욱이에게 지면을 빌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그리고 그동안 정말 멋진 남자친구가 되어 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나도 멋진(?) 아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싶다.

2005-08-25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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