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417)-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2)

儒林(417)-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2)

입력 2005-08-24 00:00
수정 2005-08-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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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2)


맹자가 주유열국에 나섰던 것은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 대충 38세 무렵. 맹자가 제나라에서 출국하였던 것은 60세 때의 일이었으니 맹자의 천하주유는 이 무렵 20여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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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맹자는 송나라와 등나라 그리고 양나라를 거쳐 또다시 제나라로 돌아와 한결같이 왕도정치를 부르짖고 있었던 것이다.

공자의 주유열국은 13년 동안 한번도 고향에 돌아오지 않았던 여정이었으나 맹자는 그보다 훨씬 긴 장기외유였음에도 불구하고 두어 차례 고향으로 돌아오곤 하였던 것처럼 보인다.

특히 맹자가 56세 되던 해 어머니가 죽는다. 이때 맹자는 제나라에서 경상이 되었으나 곧바로 고향으로 돌아와 3년 상을 치른 후 다시 제나라로 재차 입국하였던 것이다.

지금까지 맹자의 어머니 급(伋)씨의 무덤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맹자의 묘가 산둥성 쩌우현(鄒縣) 북쪽30리 사기산(四基山)에 있고, 동북쪽 30리의 부촌(傅村)에 맹모지(孟母池)가 있으므로 그 근처 어딘가에 맹자의 어머니가 묻혀있을 것이다.

어머니도 죽고 마침내 제나라에서 쫓겨나다시피 하여 출국하는 맹자의 심정은 어떠하였을까. 이미 60세의 노인에 접어든 맹자. 더구나 맹자가 찾아가고 있는 송나라는 제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는 규모가 작은 나라로 땅은 협소하고 인구는 적었다.

게다가 이웃한 강국들의 위협 때문에 나라가 처한 환경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웠다. 그러나 송나라의 임금은 분발해서 강국이 되려 하지 않고 온종일 술과 여자에 파묻혀 지낼 뿐이었다.

또한 그의 주위에는 온통 아첨하는 소인배뿐이었다. 희망도 없고 자신의 왕도정치도 펼 수 없는 소국 송나라를 찾아가는 60세 노인 맹자의 모습은 어떠하였을까, 사마천이 기록하였듯 ‘배추 잎새와 같은 초라한 모습’이었을까, 아니면 ‘상갓집의 개’처럼 처량한 몰골이었을까.

그러나 아니었다. 맹자의 모습은 대장부다운 기상으로 당당하고 호연하였다. 한마디로 호연지기의 모습이었다.

호연지기(浩然之氣).

이 말은 일찍이 맹자와 제자 공손추(公孫丑)가 서로 대화를 나누다가 ‘감히 묻겠습니다만 스승께서는 어디에 장점이 있으십니까.’라고 공손추가 물었을 때 맹자가 ‘나는 나의 호연지기를 잘 기르니라.’라고 대답한 말에서 비롯되었다. 맹자의 사상을 한마디로 함축하는 이 말은 ‘공손추 상편’에 상세히 실려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자 공손추가 어느 날 맹자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선생님께서 제나라의 경상의 자리에 오르셔서 도를 행할 수 있게 되신다면 이로 말미암아 패업을 이루거나 왕업을 이룬다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같다면 마음이 동요되십니까, 동요되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러자 맹자가 대답하였다.

“아니다. 나는 이미 40세가 되었으니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다.”

공자는 나이 40세를 ‘불혹(不惑)’이라 말하였고, 맹자는 나이 40세를 ‘부동심(不動心)’이라 말하였으므로 공손추는 다음과 같이 다시 묻는다.

“마음이 동요되지 않도록 하는데 무슨 방법이 있습니까.”
2005-08-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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