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388)-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14)

儒林(388)-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14)

입력 2005-07-14 00:00
수정 2005-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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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14)


‘먹는 것과 여색보다 예가 더 중요하다.’고 옥로자가 대답하자 찾아온 문인이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과 같이 반격한다.

“예에 맞게 먹으면 굶어서 죽고, 예에 맞게 먹지 않으면 먹을 수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예에 맞게 먹겠는가. 또한 친영(親迎)을 하면 아내를 얻지 못하고, 친영을 하지 않으면 아내를 얻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친영을 하겠는가.”

문인의 질문은 정곡을 찌른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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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먹는 것보다 예가 중요하다면 과연 굶어죽더라도 예를 지킬 수가 있겠는가. 예에 어긋나더라도 먹을 수 있다면 먹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행위가 아니겠는가. 또 신랑이 신부를 맞아 데려오는 육례(六禮), 즉 친영을 먼저 치르고 여인을 취할 수 없다면 그까짓 예를 버리고 아내를 얻는 편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 아니겠느냐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이에 옥로자는 말문이 막힌다. 말문이 막힌 옥로자는 하는 수 없이 다음날 추나라로 가서 그 사실을 맹자에게 아뢴다. 그러자 맹자는 일언지하로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이에 대한 대답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이 내용을 미뤄보면 옥로자 역시 예를 중시하였던 유가의 문인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신을 찾아온 사람과 격론을 벌이다 마침내 말문이 막히자 어쩔 수 없이 맹자를 찾아온 것이다. 이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맹자는 이미 젊은 시절에 유가의 수장으로 손꼽히고 있었으며, 사방에서 찾아오는 제자들에게 가르침의 설법을 펼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맹자는 옥로자에게 ‘이에 대한 대답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何難之有)’라고 단숨에 대답한 후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 아랫부분을 헤아리지 아니하고 그 윗부분만 나란히 놓는다면 사방 한 치 되는 나무를 가져가도 잠루(岑樓:높은 다락집)보다 더 높게 할 수 있다. 쇠가 깃털보다 무겁다는 것은 어찌 한 갈고리의 쇠와 한 수레의 깃털을 말하는 것이겠는가. 먹는 것 중의 중요한 것과 예를 지키는 것 중에서 가벼운 것을 취하여 비교한다면 어찌 먹는 것이 중요할 뿐이겠으며, 여색을 추구하는 것에서 중요한 것(아내를 얻는 것)과 예를 지키는 것 중에서 가벼운 것을 취하여 비교한다면 어찌 여색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겠는가.”

맹자의 대답은 실로 통렬하다.

즉 아랫부분의 근본을 보지 아니하고 한 치의 나무만 보고 그 것이 높은 다락집인 잠루보다 높다고 주장하는 것은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는 일갈이었다. 즉 비교할 것을 비교하라는 것이었다. 먹는 것의 가벼움을 어찌 쇠처럼 무거운 예와 비교할 것이며, 인간으로서 지켜야 될 예를 버리고 여색을 더 값어치 있다고 생각하여 감히 비교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 비교함 자체가 어리석음을 질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맹자는 이렇게 말한다.

“가서 그 질문에 대답하라.(往應之曰·왕웅지왈).”

그런 후 맹자는 사자후와 같은 다음과 같은 말을 토해낸다.

“형의 팔을 비틀어서 그에게서 먹을 것을 빼앗으면 먹을 수 있고, 비틀지 아니하면 먹을 수 없는 경우에도 곧바로 팔을 비틀겠는가( 兄之臂 而奪之食則得食 不 則不得食 則將 之乎). 또한 동쪽집의 담장을 넘어가서 그 집의 처자를 끌어오면 아내를 얻고, 끌어오지 못하면 아내를 얻지 못할 경우에도 담을 넘어 들어가 곧바로 끌어오겠는가(踰東家牆而 其處子則得妻 不 則不得妻 則將 之乎).”
2005-07-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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