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보다 실험” 과학 두려움 훌훌

“이론보다 실험” 과학 두려움 훌훌

입력 2005-03-17 00:00
수정 2005-03-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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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었던 과학 실험학원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전문학원 프랜차이즈만 해도 10여종에 이르고 실험수업 과정을 운영하는 일반 학원까지 포함하면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백곳에 이른다. 과학 실험학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대치동 한 과학 실험학원에서 학생들이 실험에 열중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서울 대치동 한 과학 실험학원에서 학생들이 실험에 열중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경험하고 생각할 기회 늘어

과학실험은 무엇보다 사고의 폭을 넓혀준다. 관찰·실험 등 체험을 기반으로 토론을 하기 때문이다. 이론만을 공부하는 경우에는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직접 실험을 함으로써 실험 과정과 결과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탐구하는 태도를 키울 수 있다. 사물에 대해 늘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론보다는 실험을 먼저 접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이 둘을 과학실험학원에 보내고 있는 제인양(38)씨는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아이들이 수학(산수)과 과학을 싫어한다.”면서 “이론보다는 실험을 먼저 접하면서 거부감보다는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갖는 것만으로도 과학실험은 의미를 갖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창의와탐구 부설 영재교육연구소의 윤찬석 팀장은 “초등학교 입학 전후 시기에는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간단한 과학실험이라도 해보는 것과 이론만 익히고 넘어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루한 이론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험에 참여함으로써 집중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토론식 수업인지 따져봐야

이와 같은 실험수업을 통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학원 선택이 중요하다.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내용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우선 수업방식을 살펴봐야 한다. 강사가 마치 마술사처럼 일방적으로 실험을 시연하고 설명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들이 스스로 실험 계획을 짜고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 방식이 실험교육에 적합하다.

강사의 전문성도 매우 중요하다. 과학은 범위가 방대하기 때문에 자칫 오개념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노원고 류성철 교사는 “어렸을 때 잘못된 개념을 받아들이면 이후 중고교에 진학해서도 고치기 어렵다.”면서 “몇개월간의 연수를 통해 정해진 수업 과정만을 익힌 강사인지 전문성을 갖고 꾸준히 교육받는 강사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원교재가 질문 위주로 구성돼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실험에는 정답, 즉 한가지 결과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교재가 좋다. 단순히 ‘요리책’같은 따라하기식 교재는 적합하지 않다.

일정기간 수강을 하더라도 반복되지 않을 만큼 다양한 실험 프로그램을 갖추었는가도 선택 포인트 중 하나다. 일부 학원에서는 재료비가 저렴하고 비교적 단순한 실험 위주로 수업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실험 인원은 8명을 넘지 않는 소규모로 진행되는 곳이어야 제대로 된 실험수업을 받을 수 있다.

학원을 선택한 이후에는 아이에게 수업 내용을 물어보고 질문·발표할 기회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선행학습 목적은 버려야

중고교 과학성적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과학 실험학원에 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고교 교과서의 실험을 미리 해보고 보고서를 쓰는 훈련을 시키는 ‘내신대비용’ 학원은 실험교육의 장점을 제대로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재미있게 과학을 접하게 한다는 원래 목적에서 벗어나 아이에게 그저 또하나의 ‘학원’이라는 부담이 되는 것이다. 류 교사는 “탐구하는 습관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하는 훈련만 돼 있다면 지식은 나중에 습득해도 늦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5-03-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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