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영어 두토끼 영화로 잡는다

논술·영어 두토끼 영화로 잡는다

입력 2004-12-30 00:00
수정 2004-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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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많다. 물론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데 시간을 우선 투자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남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머리도 식히고 교양도 넓히는 한 가지 방법이 영화감상이다. 좋은 영화를 보고 느낌을 정리해 봄으로써 독서를 하고 감상문을 쓰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영화도 천차만별이다. 얼마나 좋은 영화를 고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비디오 가게에서 잘 팔리는 영화를 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좋은 영화 리스트를 미리 뽑아두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감상하는 계획을 짜야 한다.

10여편 정도 계획 세워야

우선 방학 동안 볼 영화 목록을 작성한다. 주당 1∼2편 정도 본다고 생각해 10여편이 적당하다.

독서와 달리 보는 양과 교육 효과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단 한 편을 보더라도 제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반드시 교훈을 담고 있거나 주제가 무거운 영화를 고를 필요는 없다. 영화를 통한 학습은 본인의 관심과 일치할 때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배문고 김보일 교사는 “액션 영화에서도 관점에 따라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서 “지나친 흥미 위주의 선택은 곤란하지만 꼭 어려운 영화를 고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청소년 권장 영화를 중심으로 목록을 작성할 수 있다. 서울 YMCA ‘건전 비디오 문화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건비연)은 방학마다 ‘청소년을 위한 좋은 비디오()’를 내놓는다. 이를 중심으로 관심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주제별로 선정하는 방법도 있다. 평소 관심있는 주제를 담은 영화를 통해 배경 지식과 다양한 관점을 습득할 수 있다. 특정 감독이나 배우를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감상을 공유·비교하는 것이 중요

영화를 본 다음에는 반드시 그 느낌을 적어본다. 이렇게 함으로써 영상과 소리 등 감각적으로 받아들인 내용을 차분하게 글로 정리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감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의 평가가 다른 사람과 다를 때 그 이유를 설명해 봄으로써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혼자 영화를 봤다면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관점과 비교해 본다. 서울 YMCA 건비연의 강세형씨는 “사회정서에 다소 위배되는 부분을 갖고 있는 작품이라도 쟁점 과제를 분명히 해 토론 주제로 삼는다면 청소년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주제별로 영화를 선택했다면 영화 감상 후 궁금한 점이나 관련지식을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보충한다. 이를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학습은 물론 자신감도 갖게 된다. 감독을 중심으로 영화를 선택했다면 가장 좋은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을 선택, 그 이유를 적어 봄으로써 비판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영화로 영어공부도

혼자 영화를 선택하고 감상을 정리하는 것이 다소 어려운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영화를 통해 영어공부를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한편이라도 꼼꼼하게 본다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먼저 한글 자막을 가린 다음 10여분 동안 보게 한 다음 이야기를 유추하게 한다. 이후 영어 자막을 보여주면서 따라하게 하고 뜻을 말하게 한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 단어를 부모와 함께 사전을 찾아보면서 공부한다.

영화를 통한 영어 교육으로 잘 알려진 이화여대 강사 박경난씨는 “많은 부모들이 어린 나이에 영화를 많이 보여주면 혹시 중독되지 않을까 걱정한다.”면서 “음악이 나오면 같이 춤추거나 노래를 하고 등장 인물과 내용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등 영화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영어 학습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영화가 이런 학습법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아이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재미와 교육적인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좋다. 박씨는 초등학교 1학년에게는 월트디즈니의 ‘정글북’을,2학년에게는 유니버설 스튜디어의 ‘베토벤’을,3학년들에게는 드림웍스의 ‘슈렉’ ‘신밧드의 모험’, 폭스의 ‘나홀로 집에’ 등을 추천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4-12-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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