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천국]SF블록버스터 ‘헬보이’

[시네마 천국]SF블록버스터 ‘헬보이’

입력 2004-08-19 00:00
수정 2004-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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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의 어드벤처를 씨줄로 ‘엑스맨’의 다양한 캐릭터와 SF적 상상력을 날줄로 엮은 영화 ‘헬보이’(Hellboy·20일 개봉).그렇다고 두 영화의 장점만 섞었다는 뜻은 아니다.정교하지 못한 모험극은 다소 맥이 빠지고,돌연변이 캐릭터로 소수에 대한 차별을 통찰해낼 만한 깊이도 지니지 못했다.그래도 여름용 액션 블록버스터로 무난한 수준은 된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의미심장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1944년 나치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러시아의 흑마술사 라스푸틴을 고용해 지옥의 악마를 불러내려는 나치 일당.연합군이 간신히 막아내지만,간발의 차로 빨간 원숭이를 닮은 헬보이(론 펄만)가 지옥으로부터 불려나온다.현장에 있던 브룸교수는 헬보이를 아들로 입양한다.

그리고 현재.헬보이는 초자연현상 조사 방어국에서 어둠의 세력에 맞서는 임무를 맡고 있다.예지력을 지닌 양서인간 아베 사피엔과,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리즈도 그를 돕는다.

한편 악명높은 여의사 일사와 태엽장치로 작동하는 모래인간 크뢰넨은 어둠 속으로 추방됐던 라스푸틴을 다시 부활시키고,지옥의 사냥개 삼마엘을 불러낸다.

영화의 큰 뼈대는 헬보이와 라스푸틴 일당의 대결이지만,중간중간 리즈에게 사랑을 느끼는 헬보이의 모습을 첨가해 드라마적 요소를 살렸다.마지막 대결이 벌어지는 음침한 지하성곽은 어드벤처 영화의 느낌을 잘 살려냈고,어둠에서 깨어나는 삼마엘을 그려낸 컴퓨터그래픽도 볼 만하다.

하지만 삼마엘과의 대결은 너무 잦아 지루하고,삼마엘보다 더 강해야 할 라스푸틴 속의 악마는 오히려 어이없게 죽어 김이 빠진다.악마의 운명을 스스로 거부한 헬보이의 고뇌도 잘 살아나지 않는다.그래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인간의 선택’이라는 내레이션으로 마무리지었을까.원작은 마이크 미뇰라의 만화.감독과 각본은 ‘블레이드2’의 길레르모 델 토로가 맡았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2004-08-1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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