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공자는 절대로 초조해 하지 않았다.이 무렵 오히려 공자는 유유자적하고 있었는데,그것은 음악에 심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논어의 술이(述而)편에 보면 공자가 제나라에 있을 무렵 얼마나 음악에 몰두하고 있었던가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공자께서 제나라에 계실 때 순(舜)임금의 음악 소(韶)를 들으시고는 석달 동안 고기 맛을 잊으셨다.그러고는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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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이런 경지에 이르리라고는 생각도 못하였다.(不圖爲樂之至於斯也)’ ”
좋은 음악을 듣고 석달 동안이나 고기 맛을 잊을 정도로 심취하였던 공자.공자는 이미 음악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고 전문가 이상으로 공부하고 있었던 것이다.심지어 공자는 29살 때 악관이었던 사양자(師襄子)에게서 금(琴)까지 배웠던 것이다.공자가 음악에 심취하였던 것은 호사스러운 취미생활이나 쾌락을 즐기려는 향락 때문이 아니라 음악을 천지의 조화로 보고 이를 통해 예의 질서를 터득하는 방법을 구하려 했던 것이다.사기에 나와 있는 대로 공자가 사양자에게서 금을 배웠을 때의 모습을 보면 공자가 음악을 통해 과연 무엇을 구하려 했음인가를 명백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공자가 사양자에게서 금을 타는 것을 배우는데 열흘이 지나도 변한 것이 없었다.그러자 사양자가 말하였다.
‘좀더 공부해야 하겠습니다.’
이에 공자가 말하였다.
‘저는 이미 그 곡조는 익혔으나 그 이치를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 있다가 사양자가 말하였다.
‘이미 그 이치를 터득했을 터이니 다른 것을 공부해야 하겠습니다.’
다시 공자가 대답하였다.
‘아직 그 뜻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 있다가 사양자가 말하였다.
‘이미 그 뜻을 깨달았을 터이니 다른 것을 더 공부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공자가 말하였다.
‘아직 그 인물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 있다가 사양자가 말하였다.
‘고요히 깊이 생각하시고 기쁜 듯이 높이 바라보며,원대한 뜻을 지니는 듯하군요.’
마침내 공자가 말하였다.
‘이제야 나는 그 인물을 깨달았습니다.거무튀튀한 살갗에,훤칠한 큰 키에다 눈은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하고 마음은 천하를 지배하는 형상이니,주나라의 문왕이 아니면 또 누가 이런 곡조를 지었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사양자는 자리를 옮겨 앉으며 두 번을 절하고서 말하였다.
‘과연 그렇습니다.저희 스승님께서도 이 노래는 문왕의 곡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공자가 금을 통해 배우려는 것은 곡조나 이치나 뜻과 같은 테크닉이 아니라 그 곡을 지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공자는 음악을 예와 동일한 덕으로 보고 있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을 정도였던 것이다.
“위대한 음악은 천지와 같은 조화를 이루고,위대한 예는 천지와 같은 절조를 이룬다.(大樂與天地同和 大禮與天地同節)”
음악과 예를 짝을 이루어 표현한 공자의 말은 다시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음악이란 천지의 조화이며,예란 천지의 질서이다.(樂者 天地之和也 禮者 天地之序也)”
심지어 공자는 음악을 인간 완성의 마지막 단계인 문채(文彩)로 보았는데,제자 자로가 공자에게 인간 완성에 대해서 물으니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을 정도였다.
“장무중과 같은 지혜와,공작과 같은 무욕과,변장자와 같은 용기와,염구와 같은 재주를 갖춘 데다 예와 악으로 문채를 더 보태면 인간 완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04-07-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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