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에 우리 결혼해요] 조규백(30)·허성임(28)씨

[발렌타인 데이에 우리 결혼해요] 조규백(30)·허성임(28)씨

입력 2004-02-13 00:00
수정 2004-02-1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저 쫄반바지 차림으로 같이 다니자는 건 아니겠지?’

‘이 더운 날 재킷까지 입고 있다니,성격도 저리 답답할까?’

화창한 초여름의 불국사 초입에서 시작된 우리의 만남.환상적이기는커녕 확 깨는 기분으로 엉뚱하게 시작됐다.

강릉에서 동해안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온 쫄반바지 새카만 총각.대구에서 차를 몰고 건너 온 말쑥한 차림의 꽃다운 처녀.극단적인 부조화의 차림새만큼이나 서로 달랐던 우리가 이렇게 결혼을 하게 되다니.도무지 세상일은 알 수 없는 건가 보다.

낯설었던 사람들이 가까워지고,300㎞를 떨어져 있어도 서로 닮아가는 것,정말 인연이란 것이 있는지 아니면 서로의 유전자가 인연을 가지고 태어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결혼은 소중하고 특별한 만남임에 틀림이 없다.우리에게도 아찔했던 순간이 있었다.마음에 없이 불쑥 튀어나온 한 마디 말 실수로 벼랑 끝에 서기도 하고….

하지만 진정한 마음으로 위기를 건너온 탓에 오히려 사소한 다툼 없이도 결혼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두 사람이 새롭게 출발하는 자리에 앞서 우리의 만남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다.미숙하게만 보였을 저희를 믿고 모든 것을 맡겨주신 양가 부모님,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밤을 편안하게 지켜준 ‘시외전화 정액요금제 개발자들’께 감사 드린다.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스며들듯 서로에게 다가가고 자연스레 결혼을 준비하는 동안,이렇다 할 청혼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나의 신부에게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청혼을 합니다.

“성임아! 나의 바람막이가 되어줘∼!”˝
2004-02-13 4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