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흑백시대

[길섶에서] 흑백시대

김경홍 기자 기자
입력 2004-02-03 00:00
수정 2004-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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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화책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배추벌레 비슷한 애벌레가 숲 속에서 살다가 여행을 하는 그런 내용이다.이 벌레는 여행을 하면서 나비가 되고,이윽고 바다에 다다랐다.해변에서 나비는 게가 되고 또 바다 속으로 들어가서는 오징어가 되는 그런 내용이었다.내 생각에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데 애들은 재미있다고 한다.그래,마음 먹은 대로 형태를 바꾸는 디지몬이나 변신 로봇에 익숙한 세대들에게는 별 거 아닐 수도 있겠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황당하다는 느낌은 사라졌다.

초·중학생들의 포스터 심사를 해 본 적이 있다.내가 알고 배웠던 포스터의 색상은 많아야 3색 정도인데 출품작들은 셀 수 없을 정도의 색상으로 찬란하기까지 했다.그래.컴퓨터와 사이버 시대를 사는 세대들에게는 이렇게 꼬불꼬불하고 현란한 것이 오히려 눈에 잘 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시각을 바꾸니 사물도 달라 보인다.

이제 흑백시대는 멀리 갔고,컬러시대도 지난 사이버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그런데 아직도 진보와 보수,자주와 동맹,환경과 개발,평준화와 비평준화니하는 이분법적 사고들은 흑백시대에 머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경홍 논설위원

2004-02-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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