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맘마미아’를 보고/무대·객석 벽 무너뜨린 ‘댄싱 퀸’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고/무대·객석 벽 무너뜨린 ‘댄싱 퀸’

입력 2004-01-29 00:00
수정 2004-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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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ABBA)여,다시 한번’.아바 음악과 함께 청춘을 보낸 중장년 세대건,전설속의 팝그룹으로만 기억하는 아바 이후 세대건 상관 없었다.30년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생명력 넘치는 아바 음악의 마력에 무대와 객석의 구분은 물론,세대간 벽도 순식간에 무너졌다.

지난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올린 뮤지컬 ‘맘마미아’(사진)는 지난해 5월 한국 공연 제작발표회 이후 8개월을 손꼽아 기다려온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일주일간의 프리뷰 공연에서 다져진 완성도있는 무대는 영국 런던 오리지널 공연에 견줘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99년 영국 초연 이후 미국,독일,일본 등 이미 여러 나라에서 흥행성을 검증받았다는 점에서 ‘맘마미아’한국 공연의 성공적인 안착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터다.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혼성그룹 아바의 음악이 지닌 대중성,기발한 아이디어와 더불어 인생의 깊이를 담은 줄거리,기능성과 세련미를 동시에 포용한 무대세트는 ‘맘마미아’를 세계적인 대작으로 꼽는데 부족함이 없게 했다.

때문에 이번 한국 공연의 성공 여부는 우리 배우들의 역량과 우리 관객들이 얼마나 잘 호응해줄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결론적으로 첫 공연은 무대든 객석이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줬다.3주간의 ‘지옥’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주연 배우들의 기량은 예상보다 뛰어났다.

특히 세 여주인공 박해미(도나),전수경(타냐),이경미(로지)의 열연은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수차례의 정밀한 번역 과정을 거친 한국어 가사도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매끄러웠다.

관객들의 공도 컸다.여타 뮤지컬과 달리 ‘맘마미아’는 관객이 함께 움직여야 비로소 완성되는 참여형 공연의 성격이 강하다.1막까지 다소 뻣뻣했던 관객들은 2막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박수 장단을 맞추고,어깨를 들썩이며 공연에 몰입했다.모든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댄싱 퀸’‘워털루’를 합창하는 커튼콜 무대는 본공연을 압도하는 대미로 꼽을 만하다.

그렇다고 ‘맘마미아’가 단지 신나게 즐기기 위한 공연만은 아니다.친근한 노래와 화려한 춤 이면에녹아 있는 감동적인 메시지가 없다면 아마도 이렇게 호응을 얻진 못했을 것이다.

모녀간의 애증,중년 여성들의 우정,그리고 청춘의 자아찾기라는 주제야말로 아바 음악에 버금가는 만국 공통어이기 때문이다.4월18일까지.1588-7890.

이순녀기자 coral@
2004-01-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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