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기업 클레임 급증

韓·美 기업 클레임 급증

입력 2004-01-13 00:00
수정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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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와 미국 기업 사이의 무역 중재·알선(클레임) 사건이 56%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기업의 직·간접적인 미국 진출이 증가한 반면 국제테러 방지 등의 이유로 진출에 대한 계약 조건이 엄격해져 상사(商事)분쟁이 잦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대한상사중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재원에 접수된 국제 중재·알선 사건은 294건,이에 따른 분쟁금액은 892억원으로 집계됐다.전년도인 2002년과 비교하면 건수는 10.1%,금액은 28.3% 증가했다.중재는 법률적 효력이 있는 처리고 알선은 이보다 가벼운 자문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미국과 관련된 클레임이 58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56.7%(37건)나 급증,2000년이후 3년 만에 중국(25건)을 제치고 다시 1위에 올랐다.

전체 클레임 건수는 미국과 더불어 지난해부터 무역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인도만이 6건에서 17건으로 급증했을 뿐 다른 나라 대부분은 평년 수준 또는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에 미국이 전체 클레임 증가에 중요한 원인이었음을 보여준다.클레임 건수는 미국에 이어 중국,홍콩(22건),일본(17건) 등의 순이다.

미국 관련 클레임 가운데 미측이 제기한 경우는 우리가 제기한 건수(15건) 보다 두배 이상 많은 36건이었다.이중 16건이 미 현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기로 한 국내 기업과 미국의 무역전시회 알선업체 사이에 발생한 문제로 파악됐다.

중재원과 국내 전자부품 업체 S사 등에 따르면 이같이 미 현지의 전시회를 둘러싼 한·미 기업간 분쟁이 증가한 원인은 ▲전자·통신업종 등 국내 기업의 미 무역전시회 참가가 늘었고 ▲미 전시회 대행업체 등이 국제테러 방지 등을 이유로 까다로운 임대 조건을 제시하는 사례가 많아졌으며,▲미 유명 전시 알선업체 A사가 국내 기업에 연쇄 클레임을 제기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전시회 뿐만 아니라 미국에 직접진출한 기업도 늘었고 국내에선 사소하게 여기는 계약 문제를 미측은 중대하게 다루면서 빚어진 기업문화적 차이도 분쟁의 씨앗이다.

S사는 미 전시회 참가를 신청한 뒤 사정이 생겨 일부 일정의 변경을 통보했더니 미측이 이를 전체 계약위반으로 간주,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바람에 중재원의 알선을 받은 경우다.

중재원의 김광수 위원은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이 늘면서 전시회 등 임대차 계약과 합작투자 계약 문제로 발생한 분쟁이 크게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woon@
2004-01-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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