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중고생 ‘인터넷 동거’ 유행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중고생 ‘인터넷 동거’ 유행

오일만 기자 기자
입력 2004-01-10 00:00
수정 2004-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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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인구의 급증과 함께 중국 중고학생들 사이에서는 최근 ‘인터넷 동거’가 유행이다.

인터넷 동거는 채팅에서 만난 남녀가 인터넷 연애를 거쳐 진한 애정을 주고받는 사이로 발전된 형태다.매일 고정된 채팅시간을 갖고 현실적 동거 분위기를 재현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인터넷 동거 확산의 근원은 샤오황디(小皇帝)세대다.1979년부터 시작된 ‘1가정 1자녀 갖기운동’에 따라 독신 자녀로 자란 이들이 인터넷 상에서 학업의 부담과 외로움의 탈출구를 찾은 것이다.물론 중국 사회 저변의 성 개방 흐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사회학자들의 지적이다.

중국 남부 광시(廣西) 좡족 자치주에 사는 중학생 샤오후(小虎·14)는 인터넷 동거 여학생이 2명이나 있다.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전에 “여보야,집에 올 때까지 잘 지내.”,“너무 보고 싶어.”라며 메시지를 보낸다.

하교 후에는 친구들에게 말못할 고민도 익명의 힘을 빌려 털어놓는다.밤이 깊어서는 ‘잠자리’의 노골적인 성묘사도 채팅을 통해 주고받는다.

이런 인터넷 동거를 두고 찬반론도 거세다.상하이(上海)에 사는 중학생 류강(劉强·15)은 올 1월부터 ‘전링(貞玲)’이란 인터넷에서 만난 여자친구와 3개월의 ‘연애’ 끝에 인터넷 동거를 시작했다.

이들은 인터넷 상으로 혼인신고까지 마쳤고 집과 땅까지 소유한 상태다.류강은 지난 3개월간의 동거에 대해 “학업의 스트레스를 풀고 혼자라는 고독감에서 해방됐다.”고 자랑한다.다른 네티즌들도 “인터넷에서는 감출 것이 없어 진실해지고,많은 사람들과 동거하면서 언어 능력도 높아진다.”고 인터넷 동거를 지지했다.

반면 중국의 저명한 심리 전문가인 왕샹난(王翔南) 박사는 “상상속의 세계에서 판단 능력이 성숙되지 못한 사춘기 중학생들의 심리 건강을 위협한다.”고 진단했다.특히 현실과 공상이 뒤엉키면서 성인모방 충동이 강한 중고학생들의 성적(性的) 일탈과 성범죄 가능성도 우려되는 분위기다.

oilman@
2004-01-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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