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핸드폰 의 덫

공짜 핸드폰 의 덫

입력 2004-01-07 00:00
수정 2004-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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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시장에 소비자는 없다?’

고객 서비스를 내걸고 내놓은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제도와 약정할인제가 취지와 달리 단말기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만 배부르게 하고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과실은 엉뚱한 곳에서 빼먹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특히 SK텔레콤과 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연일 볼썽사나운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공짜 휴대전화에 ‘공짜’는 없다

이통3사의 일부 대리점에서 주장하는 공짜 휴대전화는 사실상 약정할인제를 호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단말기 할부 금액을 약정할인가로 메워 나가면 공짜로 휴대전화를 구입하는 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약정할인가에 포함된 요금은 기본료와 국내음성통화료뿐이다.무선인터넷과 국제전화,CID(발신자번호표시 서비스) 등은 예외다.

예컨대 이동전화 월 사용 금액이 4만 5000원(기본료+국내음성통화료=3만 5000원,국제전화+CID+무선인터넷=1만원 기준)인 사람의 경우를 보자.이 가운데 약정할인 대상 금액은 3만 5000원이다.여기서 할인 혜택이없는 2만원을 빼면 1만 5000원에 대한 20%,즉 월 3000원을 할인받는 셈이다.약정할인 기간 2년을 적용하면 총 7만 2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이는 최소 20만원대인 단말기 할부 금액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금액이다.결국 소비자가 2년 후에는 부족한 단말기 금액을 물어야 한다.

일선 대리점들은 이런 속사정을 감추고 공짜 휴대전화를 장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선전만 하고 있다.소비자를 속이는 것과 다름없다.현실적으로 공짜 휴대전화를 얻기 위해서는 기본료와 국내음성통화료를 최소 월 7만원 이상 쓰는 수밖에 없다.특히 전체 월 사용금액으로는 10만원 가까이 써야 한다는 계산이다.통신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따르고 있다.

현재 SKT와 KTF,LG텔레콤 가입자의 월평균 사용금액은 각각 4만 5000원과 3만 9000원,3만 1000원 수준이다.이 가운데 약정할인 제외 요금을 뺀다면 공짜 휴대전화를 얻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듀얼밴드 단말기 의무화는 지지부진

011과 016,019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듀얼밴드(두개의 주파수대에서 통화 가능)' 단말기 채택도 제자리 걸음이다.번호이동이 이뤄질 때마다 단말기를 구입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특히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되면서 듀얼밴드 단말기를 사용하면 소비자에게 가장 큰 혜택을 가져올 수 있지만 이통3사의 이해 관계가 엇갈려 수년간 지지부진하다.

듀얼밴드 단말기 도입을 위해서는 이통3사의 주파수 공유가 필수적이다.그러나 좋은 주파수 대역을 가진 쪽이 반대하고 있다.

번호이동 장벽이 없어질 뿐 아니라 그동안 타사보다 서비스망 구축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데 따른 반발로 보인다.

이와 관련,한 관계자는 “차별적인 서비스를 못할 뿐 아니라 단말기 가격 상승 등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듀얼밴드 단말기를 제작하지만 전량 수출하고 있다.LG전자 관계자는 “통화 품질이나 기술에 전혀 하자가 없다.”면서 “서비스업체와 정보통신부가 의무화에 합의한다면 공급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잇속은 단말기 제조업체

번호이동성과 약정할인제 도입으로 가장 큰 잇속을 챙기는 곳은 단말기 제조업체.시행된 지 일주일밖에 안됐지만 기대감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휴대전화 판매량이 지난해(1400만대)보다 200만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팬택&큐리텔 관계자는 “1월 국내 휴대전화 전체 판매량이 140만대를 돌파한다면 연 10∼20% 정도의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현대홈쇼핑의 단말기 판매 프로그램은 이런 혜택을 톡톡히 누린 사례다.1시간 동안 13억 7000만원어치의 단말기를 팔아 ‘대박’을 터뜨린 것.평균 2억원대를 판매한 다른 프로그램보다 매출이 7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경두기자 golders@
2004-01-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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