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힘들게 하는 정신지체장애자 손녀를 할머니가 살해했다.아들 4형제를 먼저 보낸 어머니가 정부조차 외면하는 장애자를 키우면서 고생하는 자식의 딱한 처지를 보다못해 저지른 범행으로 허술한 사회안전망이 부른 빗나간 모정이다.
경남 고성경찰서는 3일 손녀를 살해한 이모(78·고성군 마암면)씨를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5일 고성군 거류면 작은아들 최모(38)씨의 집에서 정신지체 1급장애자인 친손녀(10)에게 독극물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아들 최씨가 지난해 4000만원의 빚을 얻어 부산서 손녀를 치료했으나 돈만 날린 채 차도를 보이지 않는 데다 부부가 빚을 갚기 위해 맞벌이하는 것이 안타까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나이가 열살이나 되는 손녀가 말을 못하고,대소변도 가리지 못할 정도로 장애가 심하다.”며 “앞으로 사람구실조차 못할 것이 뻔한데도 천륜을 끊지 못하는 아들의 처지가 딱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조사과정에서 이씨는“나라도 나몰라라하고,이웃으로부터 손가락질 받을 손녀의 장래를 생각해 어리석은 짓을 했다.”면서 “함께 죽지 못한 것이 한”이라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최씨가 빚을 얻을 때 형(55)이 보증을 섰으며,이를 갚기 위해 지난 2월 전셋집으로 옮기고,자신은 굴착기 기사로,부인은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최씨는 딸의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재산을 날렸지만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 및 의료급여 수급대상자로 지정되지 않았다.현행 기초생활보장법은 가족의 소득이 최저생계비(월 102만원)를 웃돌 경우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할 수 없다.
이씨는 슬하에 6남1녀를 두었으나 최근 10년사이 아들 4명이 교통사고와 질병으로 숨졌다.이를 비관한 이씨는 한때 마을 저수지에 투신하려다 동네주민들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음독하기 위해 주민들이 꿩을 잡으려고 논·밭에 뿌려놓은 독극물을 주워모았다가 이번에 손녀를 살해하는 데 사용했다. 이씨는 그동안 큰아들과 함께 이웃마을에서 살았으나 지난 2월 작은아들 내외가 맞벌이를 하자 손녀를 보살피기 위해 함께 살았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을 모두 시인하고,나이가 많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는 없지만 현재 자학하고 있는 상태여서 자해의 우려가 높아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설명했다.
고성 이정규기자 jeong@
경남 고성경찰서는 3일 손녀를 살해한 이모(78·고성군 마암면)씨를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5일 고성군 거류면 작은아들 최모(38)씨의 집에서 정신지체 1급장애자인 친손녀(10)에게 독극물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아들 최씨가 지난해 4000만원의 빚을 얻어 부산서 손녀를 치료했으나 돈만 날린 채 차도를 보이지 않는 데다 부부가 빚을 갚기 위해 맞벌이하는 것이 안타까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나이가 열살이나 되는 손녀가 말을 못하고,대소변도 가리지 못할 정도로 장애가 심하다.”며 “앞으로 사람구실조차 못할 것이 뻔한데도 천륜을 끊지 못하는 아들의 처지가 딱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조사과정에서 이씨는“나라도 나몰라라하고,이웃으로부터 손가락질 받을 손녀의 장래를 생각해 어리석은 짓을 했다.”면서 “함께 죽지 못한 것이 한”이라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최씨가 빚을 얻을 때 형(55)이 보증을 섰으며,이를 갚기 위해 지난 2월 전셋집으로 옮기고,자신은 굴착기 기사로,부인은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최씨는 딸의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재산을 날렸지만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 및 의료급여 수급대상자로 지정되지 않았다.현행 기초생활보장법은 가족의 소득이 최저생계비(월 102만원)를 웃돌 경우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할 수 없다.
이씨는 슬하에 6남1녀를 두었으나 최근 10년사이 아들 4명이 교통사고와 질병으로 숨졌다.이를 비관한 이씨는 한때 마을 저수지에 투신하려다 동네주민들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음독하기 위해 주민들이 꿩을 잡으려고 논·밭에 뿌려놓은 독극물을 주워모았다가 이번에 손녀를 살해하는 데 사용했다. 이씨는 그동안 큰아들과 함께 이웃마을에서 살았으나 지난 2월 작은아들 내외가 맞벌이를 하자 손녀를 보살피기 위해 함께 살았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을 모두 시인하고,나이가 많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는 없지만 현재 자학하고 있는 상태여서 자해의 우려가 높아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설명했다.
고성 이정규기자 jeong@
2003-12-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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