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아이템 빌려드려요”

“게임 아이템 빌려드려요”

입력 2003-11-29 00:00
수정 2003-11-2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현금 매매,신용 거래,담보 대출…. 이제 ‘임대’까지 가능해진다.온라인 게임 내 아이템,사이버머니,캐릭터가 엄연히 현물처럼 거래되고 있지만 현행법상 ‘재물’로 규정되지 않은 탓에 관련 범죄 처벌이 어려운 실정.여기에 온라인 대여까지 가세할 경우 문제가 더욱 커질 전망이라 정보통신부 등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 게임 아이템 및 사이버머니 현물 중개사이트인 ‘아이템베이’(www.itembay.com)는 새달 1일부터 현금을 받고 아이템을 빌려주는 대여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실시한다.이에 따라 아이템을 일정기간 맡기고 현금을 받는 ‘담보 대출’도 가능해졌다.

아이템 중개 사이트는 게이머들간의 게임 내 아이템·사이버머니·캐릭터 등의 거래를 주선하고 수수료로 이익을 얻는 곳으로 현재 아이템베이 등 70여개 업체들이 성행하고 있다.이들을 통해 거래되는 아이템·사이버머니의 규모만 해도 연간 3000억원(현금가)대로 추정된다.

이번 새로 등장한 아이템 대여 서비스는,게임 이용자가 원하는 아이템의 소유자에게 ‘보증금’을 맡기고 일정기간 임대기간을 정한 뒤,‘대여료’를 지불해 타인의 아이템을 빌려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아이템베이는 대여료의 10%를 중개료로 받는다.거래는 이용자가 아이템베이에 현금으로 예치해 놓은 ‘마일리지’로 진행된다.물론 신청만 하면 즉시 현금화된다.아이템베이가 유저들로부터 사전 예약을 받은 결과 지난 27일까지 5일 만에 대여 물량 수천건이 폭주했다.이 과정에서 ‘선보증금’은 최고 몇십만원선까지 올라갔다.

가능성만 언급되던 아이템 대여 중개업이 현실로 다가오자,엔씨소프트, 웹펜, 넥슨 등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일제히 ‘아이템 몰수’ 등 강경책을 밝히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아이템베이의 이번 사업이 성공하면 다른 비슷한 종류의 사이트들도 대여 중개업에 앞다투어 뛰어들 것이기 때문이다.당연히 아이템 현금 거래 등 사회적 문제들도 확대될 공산이 크다.

엔씨소프트는 이와 관련,서비스중인 온라인게임 ‘리니지2’ 홈페이지에 ‘게임 대여 사이트에 관한 엔씨소프트의 입장’이라는 글을 올려 “게임 내 아이템,사이버머니,캐릭터 등이 현금과 결부되어 전개되는 모든 비즈니스 형태에 반대한다.”면서 “해당 사이트 불법화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엔씨소프트 등은 대여에 관련된 아이템을 아예 압수할 방침이다.

아이템베이 관계자는 “이번 대여 서비스는 수익보다는,적은 돈으로 고가 아이템을 써보려는 게이머들을 위한 고객서비스 성격이 강하다.”면서 “아이템을 직접 매매하거나 대여하는 것이 아닌 ‘중개’인 만큼 법률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지방법원은 “게임업체는 ‘중개’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약관 등을 통해 단속할 권리가 없다.”며 아이템베이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관계자는 “중개 당사자들이 징계를 받아도,이와 관련된 책임이 전혀 없다고 ‘대여약관’에 이미 명시해 놓았다.”면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채수범기자
2003-11-29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