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사태 / ‘부처간 이견’ 투표시기 진통

부안사태 / ‘부처간 이견’ 투표시기 진통

입력 2003-11-25 00:00
수정 2003-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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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주민들에 이어 시민단체들도 부안 원전수거물 관리시설(원전센터)에 대한 ‘주민투표’를 수용하라고 정부측을 압박하고 있다.주민투표 수용 요구는 거세지고 있는 반면 정부로서는 주민투표에 대한 원칙적인 동의 외에 더이상 진전된 카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4일 ‘부안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협의회’의 중립인사로 참여하고 있는 최병모 변호사의 1∼2월중 주민투표 실시 방안과 시민단체 인사로 구성된 ‘주민투표 중재단’의 중재안에 대해 “주민투표는 부안의 질서가 회복되고,주민들이 충분히 쌍방의 의견을 자유롭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존입장을 되풀이,사실상 1∼2월 주민투표 제안을 거부했다.

●갈팡질팡하는 정부

정부는 당초 주민투표법 통과 이전에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는 원칙 제시와 함께 그 대안으로 부안군 의회의 ‘조례 제정’을 통한 주민투표 실시를 적극 검토했었다.그러나 행정자치부가 이날 “조례 제정을 통한 주민투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총리실에 전달하면서 원점으로 회귀했다.

행자부는지난 9월초 인천 부평구 의회가 관내의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한 조례를 제정하려다가 대법원의 위헌 판결을 받은 사례를 들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은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하고,특히 조례는 자치단체의 고유업무 외에는 불가능하다.”고 회신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행정구역 개편과 자치단체 명칭변경 등에 대해 조례를 제정하지 않고 자치단체장 직권으로 공고한 뒤 주민투표로 결정한 사례를 들어 자치단체장의 ‘직권’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전한 ‘동상이몽’

연내 주민투표 수용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원인의 속내를 뜯어보면,정부의 ‘주민설득 후 강행’과 핵폐기장 백지화·핵발전 추방 범부안군민 대책위(대책위)의 ‘백지화’라는 기본 전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재단의 결정에 대해 정부가 난색을 표시하는 가장 큰 원인도 악화된 부안지역 여론이 유리해질 때까지 최대한 시기를 조율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조영택 국무조정실 기획수석조정관은 주민투표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주민들이 심리적인 압박이나 위협을 받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됐을 때 주민투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재단에 참여한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도 “중재안을 사실상 정부가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면서 “25일 긴급모임을 갖고 향후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협의회의 부안측 간사를 맡고 있는 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정부의 안일한 태도로 상황악화가 우려된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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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석기자 hyun68@
2003-11-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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