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핵폐기장 주민투표 ‘신경전’

부안 핵폐기장 주민투표 ‘신경전’

입력 2003-11-15 00:00
수정 2003-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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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수거물관리시설에 대한 주민투표 문제를 놓고 정부와 ‘핵폐기장 백지화 범부안군민 대책위원회’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부안의 민심을 묻는 주민투표는 원전시설 설치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양측의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주민투표는 정부나 부안대책위 모두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꺼려온 사안으로 ‘부안지역 현안해결을 위한 공동협의회’ 3차 회의까지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그러나 지난 10일 이형규 전북 행정부지사가 주민투표 문제를 언급한 뒤 지난 13일 고건 국무총리 면담과 14일 4차 회의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주민 총의를 묻는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 등을 논의하기 위해 협의회 내에 소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했다.소위에서는 ‘주민투표 연내 실시’ 방안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검토키로 했다.앞서 지난 13일 부안대책위가 고 총리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주민투표 문제가 거론됐다.대책위는 정부의 주민투표 제안에 대해 연내 실시할 경우 검토를 하겠다는 조건부 수용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주민투표의 시기와 절차.양측은 여기에 대해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정부는 주민투표를 실시하더라도 촛불시위 등 반대여론이 거센 만큼 2∼3개월 이상의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하자는 입장인 반면,대책위는 주민투표를 하려면 연내에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책위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부안사무소와 산업자원부 사무소 철수, 대국민홍보 중단,국가에너지정책수립 민관공동위원회 구성 등을 정부측에 촉구하고 나섰고,정부는 대책위에 촛불시위 중단 등을 요청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상대방의 요구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특히 대책위는 지난 7일 3차회의가 끝난 뒤 “정부가 원전센터 백지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협의회에서 철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데 이어 이날 회의에서도 “오는 17일까지 정부의 한수원 사무소 철수에 대한 정부측 답변 등을 검토한 뒤 5차 회의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주민이 선출한 군수가 정부에 원전시설 설치를 요청해 이뤄진 사안인 만큼 아무런 근거가 없는 백지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앞으로 대책위와의 협의를 통해 해결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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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석기자 hyun68@
2003-11-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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