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능 예상 지문 걸렀어야

[사설] 수능 예상 지문 걸렀어야

입력 2003-11-06 00:00
수정 200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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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수능 언어영역에 항간에서 예상됐던 내용들이 정말로 출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일부 고교와 학원가를 중심으로 수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시(詩)가 문제로 나왔다.또 일부 학원에선 예상 문제까지 만들었던 책자에서 지문이 다수 출제되었다.읽고 이해해야 할 지문이 많아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언어영역이고 보면 수험 정보를 알았던 수험생과 정보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수험생간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기 십상이다.문제의 예상 지문은 수능에서 걸러졌어야 했다.

수능 출제본부는 “예상 지문 출제에 따른 논란은 문제의 방향을 전환함으로써 해결하고자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납득이 되지 않는다.언어 영역의 경우 출제거리가 무궁무진하거늘 하필이면 이미 예상 문제로 나돌고 있는 지문을 활용해야 하느냐는 것이다.질문이 다르면 괜찮다는 발상은 또 뭔가.무릇 시험은 객관성과 형평성을 생명으로 한다.이번 수능의 언어 영역은 형평성에서 어긋났다.수험생의 지적 능력이 아닌 정보력이 실력으로 둔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의경위를 보면 예상 지문을 걸렀어야 하는 이유는 더욱 절실하다.열성적인 일부 교사나 학원 강사들은 출제 위원이 크게 바뀌지 않는 현실에 착안해 출제 위원으로 유력한 사람들의 근황을 점검한다는 것이다.연락이 안 되면 출제 위원으로 위촉됐다고 보고 최근 몇년동안 쓴 문제집 등을 집중 분석해 예상 문제를 찍어 낸다는 것이다.그리고 올해의 경우 상당히 근접하게 맞아떨어진 셈이다.국가 시험을 출제하면서 항간의 예상 문제를 그대로 시험에 반영했다는 게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다.

2003-11-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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