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법인세 인하는 불가능하다던 정부의 방침에 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정부는 여전히 ‘바뀐 게 없다.’고 강조하지만 목소리에 한결 힘이 빠졌다.정치권이 내년 총선 등을 의식,법인세 조기인하에 공조하고 있어 정부의 버티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총리 “국회 논의과정 지켜봐야” 한발짝 후퇴
1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법인세를 낮춰야 한다는 원칙에는 정부나 정치권이나 이견이 없다.다만 시기의 문제이다.정치권은 올해 인하하자는 입장인 반면,재경부는 곤란하다고 맞선다.김진표(金振杓)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법인세를 인하하지 않는 조건으로 약 2조원대의 각종 세금감면 조치를 이미 단행했다.”면서 “이제와서 법인세까지 인하할 경우 내년 세수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며 단호하게 불가 입장을 폈었다.
그랬던 김 부총리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법인세 인하는 내년 적자재정의 폭을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로 연결된다.”고 전제한 뒤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당,통합신당도 법인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일주일 전에 비해 한결 누그러진 태도다.‘국회 논의결과에 따라 올해 법인세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뜻이냐.’는 재차 질문에,김 부총리는 “정치권이 아직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며 즉답을 피해갔다.
●내년 ‘세수 펑크' 우려 목소리도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법인세 조기인하설이 대두되고 있는 까닭은 우선 기업들의 투자부진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지난 17일 경제장관간담회때 정부가 작성한 ‘비공개 내부자료’를 보면 “당분간 기업들이 정치경제적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wait&see)만 있을 가능성이 크며,통상적인 유인정책으로는 투자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돼 있다.법인세 조기인하 등 특단의 처방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또 한가지 이유는 정치환경 변화에 따른 현실론이다.한나라당이 지난 8월 ‘법인세 인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만 해도 동조세력이 없었지만,지금은 민주당과 통합신당이 가세하고 있다.재경부로서는 ‘사면초가’인 셈이다.재경부 관계자는 “4당이 공조해 밀어붙일 경우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법인세 인하에 따른)내년도 세수 펑크를 어떻게 감당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안미현기자 hyun@
●부총리 “국회 논의과정 지켜봐야” 한발짝 후퇴
1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법인세를 낮춰야 한다는 원칙에는 정부나 정치권이나 이견이 없다.다만 시기의 문제이다.정치권은 올해 인하하자는 입장인 반면,재경부는 곤란하다고 맞선다.김진표(金振杓)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법인세를 인하하지 않는 조건으로 약 2조원대의 각종 세금감면 조치를 이미 단행했다.”면서 “이제와서 법인세까지 인하할 경우 내년 세수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며 단호하게 불가 입장을 폈었다.
그랬던 김 부총리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법인세 인하는 내년 적자재정의 폭을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로 연결된다.”고 전제한 뒤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당,통합신당도 법인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일주일 전에 비해 한결 누그러진 태도다.‘국회 논의결과에 따라 올해 법인세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뜻이냐.’는 재차 질문에,김 부총리는 “정치권이 아직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며 즉답을 피해갔다.
●내년 ‘세수 펑크' 우려 목소리도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법인세 조기인하설이 대두되고 있는 까닭은 우선 기업들의 투자부진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지난 17일 경제장관간담회때 정부가 작성한 ‘비공개 내부자료’를 보면 “당분간 기업들이 정치경제적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wait&see)만 있을 가능성이 크며,통상적인 유인정책으로는 투자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돼 있다.법인세 조기인하 등 특단의 처방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또 한가지 이유는 정치환경 변화에 따른 현실론이다.한나라당이 지난 8월 ‘법인세 인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만 해도 동조세력이 없었지만,지금은 민주당과 통합신당이 가세하고 있다.재경부로서는 ‘사면초가’인 셈이다.재경부 관계자는 “4당이 공조해 밀어붙일 경우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법인세 인하에 따른)내년도 세수 펑크를 어떻게 감당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안미현기자 hyun@
2003-10-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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