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다큐’ 새 가능성 보여줬다/MBC ‘가족’ 첫 방송…시청자 뜨거운 반향

‘휴먼 다큐’ 새 가능성 보여줬다/MBC ‘가족’ 첫 방송…시청자 뜨거운 반향

입력 2003-09-24 00:00
수정 200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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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내내 마냥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오로지 희생으로만 자식들을 키우셨던 내 어머니.이젠 제발 어머니를 위해서 사셨으면 좋겠습니다.”(BFHEEE) “방송이 끝난 뒤 주무시고 계시는 어머니 방의 불을 켜보았습니다.열심히 사랑하겠습니다.”(SALKUM)

일요일 늦은 밤,우연히 마주한 한편의 TV 프로그램이 이 땅의 평범한 엄마와 딸들을 울렸다.MBC가 지난 21일 방송한 인터뷰 다큐멘터리 ‘가족-어머니와 딸’(연출 이모현)은 단 한줄의 내레이션이나 자막 없이 오직 ‘인터뷰의 힘’만으로 공감을 이끌어낸 수작이었다.방송이 나간 뒤 인터넷 게시판에는 ‘너무 감동적이다’,‘가족들이 모두 볼 수 있는 시간대에 한번 더 방송해달라.’는 의견이 쏟아졌다.

임산부의 힘겨운 출산장면에서 시작한 다큐는 수십명의 엄마와 딸을 인터뷰한다.‘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딸들과 ‘내 딸만큼은 남달라야 한다.’는 엄마들은 필연적으로 갈등할 수밖에 없지만 결국 모든 딸들은 나이들어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순간 ‘내 엄마만큼만 살면 좋겠다.’는 뒤늦은 깨달음을 얻는다.

‘만남’ ‘사랑’ ‘희생’ ‘원망’ 등 소주제를 알려주는 간단한 자막과 상황에 맞는 배경음악을 제외하곤 어떤 인위적인 기교나 장식,해석을 넣지 않은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인터뷰만으로도 진솔한 감동을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많은 시청자들이 ‘저건 바로 내 얘기’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모현 프로듀서가 4개월 동안 100쌍의 모녀를 인터뷰하면서 그들로부터 자랑삼아 하는 얘기뿐 아니라 숨기고 싶은 개인사까지 솔직하게 끄집어낸 결과이다.이 PD는 “출연자의 신상을 밝히지 않은 것은 이들의 얘기가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 보편적 이야기로 전달되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4부작으로 구성된 ‘가족’은 28일 2부 ‘아버지와 아들’(오후 11시30분,연출 채환규),10월5일과 12일 2주에 걸쳐 3·4부 ‘남편과 아내’(연출 김철진)를 방송한다.

이순녀기자 coral@
2003-09-2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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