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끄러운 미국 원정 출산

[사설] 부끄러운 미국 원정 출산

입력 2003-09-22 00:00
수정 2003-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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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모들의 ‘미국 아이 만들기'가 마침내 미국에서 문제화됐다.원정출산을 위해 관광비자로 미국에 갔던 한국 여성들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의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참으로 부끄러운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원정출산은 미국 국적법의 속지주의를 악용,자녀의 미국 국적을 얻기 위한 것이다.교육과 병역면제 등이 주요 목적이라고 한다.

조기 유학이 크게 늘어나며 교육비가 적게 드는 유리한 점과 부모들을 초청할 수 있어 미국 이민이 쉬워지는 점도 계산한다고 한다.한국에서는 국제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도 고려한다고 한다.해외 원정 출산비가 2000만∼3000만원 들지만 교육비 등을 계산하면 오히려 싸다는 얄팍한 상업적 계산도 하고 있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특히 나라 사랑을 가르쳐야 할 부모가 군복무 면제를 위해 해외에서 아이를 낳는다면 2세에게 애국심을 말할 수 있을까.자기 가족만의 이익을 우선하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삐뚤어진 사회를 만들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원정출산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수년전 일부 상류층에서 시작된 원정출산은 지금은 중산층까지 확산되고 있다.지난해에는 5000명이었는데 올해는 이미 7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비자가 까다로워지며 비자가 필요없는 캐나다·뉴질랜드 등으로 원정출산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그만큼 한국의 부끄러운 이미지도 확산되고 있는 꼴이다.해외 원정출산은 기본적으로 개인에 문제가 있다.그렇다고 정부가 방관해서는 안된다.엄청난 사교육비 부담과 실업난 등 살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는 현실에 정부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세계화 시대에 이민을 제한할 이유는 없다.그러나 한국인의 자긍심과 국가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원정출산은 자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2003-09-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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