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일곱 여인 그녀들이 뭉쳤다/27·28일 ‘Women in Dance’ 공연

韓·美·日 일곱 여인 그녀들이 뭉쳤다/27·28일 ‘Women in Dance’ 공연

입력 2003-08-19 00:00
수정 200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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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지하 연습실.광복절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춤 연습이 한창인 데 연습실 풍경이 예사롭지 않았다.안무가와 무용수 모두 여성뿐인 데다,얼핏 봐도 무용수들간 나이차가 확연했다.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한국어,영어,일본어로 제각각이다.

미국인 중견안무가 몰리사 펜리(47)와,3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6명의 한·일 양국 무용수.지금껏 한번도 같은 무대에 서본 적이 없는 이들이 오는 27·28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Women in Dance’에 참가하기 위해 모였다.지난 10일 한국에 도착한 이들은 보름정도의 짧은 연습기간을 감안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월드컵 기간에 한·일 합작무용 ‘갑판위의 새들’‘제전의 날’을 선보였던 한·일공연예술교류협의회(대표 송애경)와 일본의 안크리에이티브사가 공동으로 기획했다.한·일 두 나라만의 교류에서 폭을 넓히고자 미국인 안무가를 초빙했고,각 연령대별로 한국과 일본에서 대표적인 무용수들을선별했다.

주최측은 “춤을 매개로 세대와 국적이 다른 여성 무용수들이 한무대에 선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흥미롭고 뜻깊은 작업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모멘타파운데이션’의 예술감독인 몰리사 펜리는 미국외에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안무가이다.지난 98년 국내에서도 한차례 내한공연을 한 적이 있다.그가 이번 공연을 위해 창작한 작품은 ‘쿠로 시오(Kuro Shio)’.한국과 일본의 해안을 따라 흐르는 쿠로시오 난류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그는 “두 나라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현상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여성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정서와 관심을 춤으로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홍콩 여성 작곡가의 음악 ‘Like water’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춤은 때론 조용하고,때론 역동적인 물의 이미지를 무대위에 펼쳐낸다.그는 “다양한 연령층의 무용수들과 작업하는 것이 처음이라 아주 흥미롭다.”면서 “나이가 다르고,문화가 달라도 예술을 표현하는 방식은 같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움은 못 느낀다.”고 덧붙였다.무용수 가운데 최고령자는 일본 현대무용단 ‘고부시 노 카’의 단장인 후지사토 테루코.올해 70세임에도 불구하고,30대 후배들과 똑같이 연습에 열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요즘도 하루에 5시간씩 제자들을 가르치고,일년에 서너번은 무대에 선다는 엄연한 현역무용수이다.

그는 “일반적인 통념을 넘어 내 나이에도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면서 “언제까지라도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젊은 후배들처럼 점프나 구르기 등 고난도의 동작을 소화하기는 어렵지만,대신 연륜이 묻어나는 몸짓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한국 무용수로는 ‘살풀이’연작으로 유명한 이정희(56) 중앙대 교수가 가장 나이가 많다.20여년 만에 무대에 선다는 그는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안무자로만 활동해왔는 데 오랜 만에 다른 안무가의 작품으로 공연하려니 기대와 함께 걱정도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는 “각각 다른 세대의 무용수들이 한무대에서 공연한다는 발상이 신선하게 여겨져 참가했다.”면서 “관객들이 무대위의 무용수들을 보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본 무용계에서 존경받는 무용가 이케우치 신코(60),전북대 교수 김원(40),촉망받는 안무가 김영미(37),재기발랄한 일본 프리랜서 무용가 주(37)가 호흡을 맞춘다.이번 공연에는 3국 합작무용 ‘쿠로 시오’외에 몰리사 펜리의 솔로 무용 ‘탈라’‘비를 기다리며’,중견 한국무용가 정혜진의 ‘가문’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한편 10월 23·24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아트스페이스에서도 공연한다.(02)763-1178.

글 이순녀기자 c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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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정식기자 oosing@
2003-08-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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