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밖서 싹튼 30년 우정 영원”70년대 韓·日레슬링 스타 김 일·이노키 병실 해후

“링밖서 싹튼 30년 우정 영원”70년대 韓·日레슬링 스타 김 일·이노키 병실 해후

입력 2003-08-13 00:00
수정 2003-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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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나이가 정말 74세 맞습니까?”

“자네는 점점 더 젊어지는가 보군.”

70년대 흑백TV앞에 모여든 팬들을 열광케 한 왕년의 한·일 프로레슬링 스타 ‘박치기왕’ 김일(74)씨와 안토니오 이노키(60·본명 간지 이노키)씨가 12일 서울 하계동 을지병원의 작은 병실에서 3년만에 다시 만났다.

이날 만남은 일본 프로레슬링과 격투기 무대에 내보낼 유망주들을 발굴하기 위해 방한한 이노키씨가 태릉선수촌을 찾아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훈련중인 프로지망생들의 연습 장면을 지켜보다 노환과 선수생활의 후유증으로 94년부터 병상에 누워있는 김씨가 가까운 병원에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전격적으로 방문해 이뤄졌다.

1박2일의 빡빡하고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링 밖에서 오랜 우정을 쌓아온 김씨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자이언트 바바와 함께 전설의 레슬러 역도산의 3대 수제자 가운데 맏형뻘이자 동시에 라이벌이던 김씨를 만나기 위해 직접 꽃다발도 챙겼다.

운동 삼아 병원 복도에서 서성이던 김씨는 연락도 없이 들이닥친 ‘손님’을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 깊은 포옹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노키씨가 병상에 누운 김씨를 찾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지난 2000년 말 김씨의 투병 소식을 전해들은 이노키씨는 일부러 시간을 내 방한,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12월24일 감격의 조우를 했다.

이노키씨는 꽃다발을 건네며 “3년 전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일본어도 여전히 잘한다.”면서 손을 맞잡았고,김씨는 “사업 때문에 온 세계를 돌아다니니 외무장관 부럽지 않겠다.”며 껄껄 웃었다.

지난 76년 무하마드 알리와의 대결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이노키씨는 은퇴 후 일본레슬링협회장과 중의원 등을 역임했고,지금은 뉴욕에 거주하며 프로레슬링과 격투기 프로모터로서 왕성하게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글·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
2003-08-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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