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회장 자살 / 투신前 만남 관심쏠려

정몽헌회장 자살 / 투신前 만남 관심쏠려

입력 2003-08-06 00:00
수정 2003-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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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부검 결과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지만,명확한 자살 동기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정 회장이 자살 직전 만난 친구 박모(53)씨는 이런 의문을 풀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힘들어했지만 재판등 얘기안해

박씨는 경찰에서 “지난 3일 정 회장과 만나 골프,미국 생활,자식 문제 등 평범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정 회장이 친한 친구이긴 하지만 아픈 부분까지 물을 수 있을 만한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검찰 조사나 재판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또 검찰에 소환돼 미국에 체류중인 현대 비자금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영완씨와의 통화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지만 비자금과 관련된 진술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 회장이 죽음을 앞두고 비자금과 관련한 ‘깊은’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은 남는다.박씨는 “정 회장이 힘들어 하는 것을 느꼈고,대북송금 문제 등에 대한 언론 보도에 부담을 가졌기 때문에 자살할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진술,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출국도 연기 이틀연속 만나

지난달 26일 여행목적으로 입국한 박씨는 당초 지난 3일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정 회장과의 약속 때문에 출국을 연기한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박씨는 경찰에서 “평상시 정 회장이 부연설명을 하는 성격이 아니었고 3일에도 ‘만나지,언제 들어가나,2시쯤 나갈테니 보자구.’ 정도의 말밖에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박씨는 3일 오후 2시40분쯤 서울 하얏트호텔 로비에서 정 회장을 만나 밤 11시40분까지 식당과 카페 등을 옮겨가며 대화를 가졌다.

특히 정 회장이 숨지기 이틀 전인 지난 2일 밤에도 박씨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정 회장과 강남구 청담동 W바에서 술을 마셨다.박씨는 4일 밤 11시쯤 하얏트 호텔에서 체크아웃한 뒤 모처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6일 오후 LA로 출국할 예정이다.

●박씨 체류, 검찰 소환일정과 일치

박씨가 국내에 머무른 기간은 정 회장이 7월26,31일,8월2일 3번에 걸쳐 검찰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던 기간과 묘하게도 일치한다.이 때문에 검찰 소환 조사와 관련해 정 회장이 박씨에게 입국을 요청했고박씨와 두차례 이상 만나 무언가 주문하거나 협조를 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따라서 박씨의 진술과 달리 검찰 소환을 앞둔 정 회장의 상황과 입·출국 시기를 따져보면 일상적인 대화만 하고 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보성고 동기… 상명하복 관계

박씨는 정 회장의 서울 보성고 58회 동기생으로 40년 동안 정 회장과 친분을 나눠왔다.지난 83년 현대상선에 입사,미주본부장까지 지내다 지난해 9월 퇴임하기까지 20년을 현대상선에 몸담았던 ‘현대맨’이다.지난 78년 중앙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으며,미국 시민권자로 현재 미국에서 해운관련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박씨는 최근 10여차례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박씨는 한국에 입국하면 정 회장과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관계자는 “고교 동기이지만 정 회장의 오너 기질이 강해 상명하복의 관계로 지내왔다.”고 말했다.

장택동 구혜영기자 taecks@
2003-08-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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