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모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학 서열 철폐 주장은 포퓰리즘(대중의 비위를 맞추는 비합리적인 일)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것 때문에 이래저래 시끄럽다.
소위 대학 서열의 정점에 있다는 서울대의 총 책임자가 처음으로 견해를 밝힌 것이니 사실 시끄러울 만도 하다.그동안 꾸준하게 대학 서열 철폐를 주장해 왔던 학벌없는 사회 등 여러 단체들이 발끈하여 정 총장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서울대 내부에서도 시끄럽긴 마찬가지다.서울대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이들의 주된 반응은 학벌없는 사회 등의 주장이 부당하다는 것이다.많은 서울대생들이 입을 모아 오히려 일부 명문 사립대가 패거리를 지어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데 이들로 인한 폐해의 책임을 모두 서울대에 덮어 씌우고 비난한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안에는 더 이상 서울대의 기득권은 없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듯 보인다.어쩌면 정 총장의 포퓰리즘 발언은 이 같은 서울대 내부의 인식을 여과없이 반영한 것일지도 모른다.
필자 역시 서울대에 재학중이어서 학우들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기득권은 ‘능력에 상관없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부당한 권리’라는 뜻이다.일부 학우들은 “충분한 능력을 갖춘 엘리트 서울대생들이 능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는 것을 기득권이라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 아닌가.왜 이렇게 우리를 못살게 구는가.”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이들의 반응에 동의할 수 없다.서울대의 기득권이 엄연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전문 행정 대학도 아닌 서울대 출신이 장관 자리를 절반 이상,청와대 참모 자리를 8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서울대생은 다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에 비해 과외비를 더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분노했던 네티즌들의 반응이 단순한 피해의식에 불과한 것도 아니다.
때문에 대학서열을 철폐하기 위해 서울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포퓰리즘으로 치부하는 서울대생들의 인식은 옳지 않다.오히려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기득권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서울대생들이다.
엘리트의 권리는 주장할 줄 알지만 엘리트의 의무에는 무관심한,서울대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그저 입신양명의 도구 정도로 여기는,결국 성찰 능력을 상실하고 남의 비판을 신경질적으로 내치는 우리,이것이 서울대생의 자화상이 아닐까.세계적인 대학,경쟁력 있는 대학이라는 허무한 구호에 앞서 지금 서울대에 필요한 것은 뼈아픈 자기 성찰이다.안에서는 볼 수 없는 기득권을 바깥의 시선을 통해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서울대생들의 반응을 보며 날이 갈수록 서울대가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서울대에 뭔가 특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이익에 연연하는 이들을 양성하는 곳이 아닌,사회적 엘리트를 키워내는 국립 서울대로 거듭나기 위해서 말이다.
고 건 혁 서울대 SNUNOW 편집장
소위 대학 서열의 정점에 있다는 서울대의 총 책임자가 처음으로 견해를 밝힌 것이니 사실 시끄러울 만도 하다.그동안 꾸준하게 대학 서열 철폐를 주장해 왔던 학벌없는 사회 등 여러 단체들이 발끈하여 정 총장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서울대 내부에서도 시끄럽긴 마찬가지다.서울대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이들의 주된 반응은 학벌없는 사회 등의 주장이 부당하다는 것이다.많은 서울대생들이 입을 모아 오히려 일부 명문 사립대가 패거리를 지어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데 이들로 인한 폐해의 책임을 모두 서울대에 덮어 씌우고 비난한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안에는 더 이상 서울대의 기득권은 없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듯 보인다.어쩌면 정 총장의 포퓰리즘 발언은 이 같은 서울대 내부의 인식을 여과없이 반영한 것일지도 모른다.
필자 역시 서울대에 재학중이어서 학우들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기득권은 ‘능력에 상관없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부당한 권리’라는 뜻이다.일부 학우들은 “충분한 능력을 갖춘 엘리트 서울대생들이 능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는 것을 기득권이라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 아닌가.왜 이렇게 우리를 못살게 구는가.”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이들의 반응에 동의할 수 없다.서울대의 기득권이 엄연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전문 행정 대학도 아닌 서울대 출신이 장관 자리를 절반 이상,청와대 참모 자리를 8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서울대생은 다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에 비해 과외비를 더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분노했던 네티즌들의 반응이 단순한 피해의식에 불과한 것도 아니다.
때문에 대학서열을 철폐하기 위해 서울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포퓰리즘으로 치부하는 서울대생들의 인식은 옳지 않다.오히려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기득권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서울대생들이다.
엘리트의 권리는 주장할 줄 알지만 엘리트의 의무에는 무관심한,서울대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그저 입신양명의 도구 정도로 여기는,결국 성찰 능력을 상실하고 남의 비판을 신경질적으로 내치는 우리,이것이 서울대생의 자화상이 아닐까.세계적인 대학,경쟁력 있는 대학이라는 허무한 구호에 앞서 지금 서울대에 필요한 것은 뼈아픈 자기 성찰이다.안에서는 볼 수 없는 기득권을 바깥의 시선을 통해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서울대생들의 반응을 보며 날이 갈수록 서울대가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서울대에 뭔가 특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이익에 연연하는 이들을 양성하는 곳이 아닌,사회적 엘리트를 키워내는 국립 서울대로 거듭나기 위해서 말이다.
고 건 혁 서울대 SNUNOW 편집장
2003-08-0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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