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유치실패 안팎/인지도 열세… 역전 실패

평창 유치실패 안팎/인지도 열세… 역전 실패

입력 2003-07-03 00:00
수정 2003-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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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체코) 이창구특파원| 마침내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밴쿠버,캐나다를 선언했다.

초조하게 발표를 기다리던 한국 대표단은 고개를 떨구었다.막판 뒤집기를 노린 평창의 꿈이 아쉽게 깨지는 순간이었다.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서 한국은 지난해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실패에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민간기업이 총력을 기울인 국제대회 유치전에서 거푸 쓴잔을 들었다.

●주먹구구식 유치전의 한계

이번 투표는 “잘 봐달라.”는 한국식 로비가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은 88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 유치 때처럼 인맥을 주무기로 한 로비전을 펼쳤지만 IOC 위원들은 과거처럼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동안 유치위원회는 김진선(집행위원장 겸임) 강원지사와 공로명 유치위원장을 필두로 평창의 개최 명분을 홍보하기 위해 지구 10바퀴에 해당하는 39만 8585㎞라는 기록적인 거리를 이동하며 20여개국을 도는 강행군을 펼쳐왔다.

그러나 정작 누가 누구를 만나는 것이 효과적이고,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등 전략은 부족했다.한 번 인사를 받았다고 한국에 표를 줄 위원은 없었다.특히 투표 직전에는 김운용 위원의 IOC 부위원장 출마 여부를 놓고 내분이 일어나기도 했다.일부 인사들은 자신의 공적을 내세우는가 하면,실패에 대비해 특정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인지도 열세와 서구의 벽

인구 4만 5000명의 산간 벽지 평창은 인지도의 열세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유치위원회는 평창 대신 ‘PC’로 줄여 부르며 인지도를 높여갔지만 총회장에서조차 많은 IOC 위원들은 ‘평창’을 기억하지 못하고 ‘코리아’로 불렀다.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노리는 유럽은 노골적으로 밴쿠버를 지지했다.총회 직전 올림픽 유치를 반대하는 밴쿠버 시민들이 폭로한 게하르트 하이베리 동계올림픽 평가위원장과 밴쿠버간의 유착설에 대해 로게 위원장과 IOC 윤리위원회는 끝내 밴쿠버에 면죄부를 줬다.중계권료 등 이권에 얽힌 미국의 거대 언론들도 밴쿠버 편들기에 가담했다.

●내실부터 다져야

유치반대 시위가 거센 밴쿠버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견줘 한국의 유치 열기는 뜨거웠다.그러나 IOC 위원들은 유치열기만 보고 투표하지는 않았다.

평창이 IOC에 내놓은 유치계획안은 장밋빛으로 가득했다.하지만 동계 종목 대부분이 국가대표조차 없고 경기장과 숙박 시설을 거의 모두 새로 지어야 하는 척박한 현실은 IOC 위원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

비록 올림픽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평창은 짧은 기간 동안 국제스포츠 무대에 우뚝 서는 성과를 거뒀다.2014년 올림픽을 기약하려면 우선 내실부터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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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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